양쪽 어깨와 무릎을 모두 수술해야 했던 '헤라클레스'. 그러나 네 번의 수술은 그의 통증을 잠재우지 못했다. 2년 동안 진통제를 맞으며 투혼을 불태우는 동안 '헤라클레스'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갔다. 결국 지난 5월 왼쪽 무릎을 다시 수술했지만 재활은 역부족이었다.
'헤라클레스' 심정수(33ㆍ전 삼성)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삼성은 1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심정수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심정수는 "2005년부터 다섯 번의 수술을 받았는데 왼쪽 무릎의 통증이 도저히 가시지 않는다. 허리에도 통증이 퍼지면서 온 몸의 밸런스가 깨졌다. 선수로서 재기하기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은퇴 배경을 밝혔다.
심정수는 갑작스런 은퇴 선언과 관련해 도박 파문과 연관된 억측이 줄을 잇자 "나 역시 은퇴 시점이 애매한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하늘에 맹세코 도박 사건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심정수는 이미 두 달 전부터 몸 상태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지인들에게 전했고, 구단에는 12월1일 은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를 졸업하고 OB(현 두산)에서 데뷔한 심정수는 이듬해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정상급 거포로 자리를 잡았다.
2003년 현대에서 53홈런을 쳐내며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친 뒤 2004년 말에는 FA 자격을 획득, 4년간 최대 6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금액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과 2007년에 각각 28홈런 87타점과 31홈런 101타점으로 이름값을 했지만, 2006년과 2008년에는 수술과 재활로 활약이 미미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2할8푼7리 328홈런 1,029타점.
심정수는 은퇴 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스포츠 관련 전공을 택해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미국으로 출국할 때까지는 삼성의 유소년 야구팀을 지도하며 구단에 마지막 봉사를 할 생각이다. 심정수는 "일단 공부를 하고싶다. 야구계 복귀는 그 이후에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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