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6일 안 덩컨(44) 시카고 교육감을 차기 교육부 장관으로 공식 지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덩컨을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이념 논쟁을 피하면서 실질적 개혁을 추진하려는 오바마 당선자의 실용주의가 교육정책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교육계는 낙후한 공교육을 어떻게 개혁할지를 두고 의견이 양분돼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일선 교사와 학교를 엄격하게 평가하고 성과보수를 차별화하는 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식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교원노조 등 다른 한편에서는 가난한 학생의 교육을 돕기 위해 학교 밖의 다양한 사회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는 덩컨 지명자는 양측 모두와 우호적 관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날 덩컨 교육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학교 중 하나인 도지르네상스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학교를 선택한 것도 그렇거니와 기자회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유독 강조한 것은 공교육에 대한 오바마 당선자의 의지를 잘 드러낸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과 성장으로 가는 길은 교실에서 시작된다"면서 "이념문제가 교육문제 해결을 흐리게 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자는 대선 기간 동안 기존 낙오학생방지법이 학생을 획일적인 시험에 매몰시키고 있다며 개정을 약속함으로써 교원노조의 주장에 동조하고 조기교육 확대와 교사자질 향상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도입 등 보수파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덩컨이 합류함으로써 오바마 정부에 걸출한 농구 스타가 한명 더 늘어났다.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덩컨은 대학 시절 농구팀 공동주장을 맡았고, 대학을 졸업한 1987년부터 91년까지 호주에서 농구선수로 활약한 키 198㎝의 '농구 프로'이다.
그가 92년 시카고로 돌아가 오바마와 인연을 맺은 것도 농구로 알게 된 오바마의 손위 처남이자 현재 오리건주립대 농구팀 수석코치로 있는 크레이그 로빈슨의 소개 덕분이다. 로빈슨은 프린스턴대에서 농구 선수를 했다. 오바마와 집이 가까웠던 덩컨은 이후 20여년간 오바마와 농구를 하며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했다. 하와이 푸나호우 고교 시절 농구에 미쳐 살다시피 한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 옥시덴탈 칼리지 재학 때 선수로 활약했다.
농구에 대한 사랑 때문이지 오바마 차기 내각과 비서진에는 전직 농구 선수가 즐비하다. 키 203㎝의 거구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은 고교 때 센터를 맡았고, 193㎝의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지타운대에서 포워드로 활약했다. 법무장관에 지명된 에릭 홀더는 190㎝로 고교 농구팀 주장을 한 데 이어 컬럼비아대 학부와 로스쿨에서 선수로 뛰었다.
첫 흑인여성 유엔대사로 지명된 수전 라이스는 키가 160㎝인데도 고교 시절 스타 농구선수로 각광받았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 지명자는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여자 농구팀 코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도 성장기 때 하프코트 농구를 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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