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 좀 쑥쑥 키울 수 없을까요."
겨울방학을 이용해 병원성장클리닉이나 한의원을 찾아 자녀의 키를 키우려는 부모들이 많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국인이 이성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키'였다.
또 성장기 아이들의 체격이 커지면서 '희망하는 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이키한의원이 조사한 결과, 학부모들이 희망하는 자녀의 키는 남자 평균 180.3㎝, 여자 평균 167.3㎝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키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어릴 때 환경이나 키 크는 습관 등 후천적인 노력으로 숨은 키 10㎝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 출생 초기에 키가 결정돼
출생 시 키와 다 자랐을 때 키의 상관관계는 일치하지 않지만 생후 만 두 살 때의 키와 어른이 됐을 때 키는 중요한 관계가 있다. 연구 결과, 사람이 다 자랐을 때의 키는 출생 후 초기에 결정된다.
영유아기(0~만 2세)에는 첫돌까지 약 25㎝가 자라 첫돌 무렵에는 태어날 때 키의 1.5배인 75㎝가 된다. 만 24개월까지는 12.5㎝ 정도 더 큰다. 평균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생후 24개월일 때 90㎝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세 살 키가 여든까지 간다'는 얘기다.
이 시기에는 감기나 편도선염, 장염, 소화불량, 천식, 폐렴, 축농증 소아질환을 가급적 걸리지 않는 것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준다. 또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낮에는 30분~1시간 정도 햇볕을 쬐어 비타민D가 생성될 수 있도록 해준다. 저녁에는 잘 자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우리 아이 키 정상인가?
아이의 키가 같은 나이와 성별에 따른 표준치를 기준으로 100명을 세웠을 때 앞에서 3번째에 서게 되면 저신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부모 중 한쪽이나 부모 모두 키가 작다면 아이도 키가 작을 확률이 높다. 또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3세 이후 평균키보다 10㎝ 이상 작고 만 6세가 지났는데도 105㎝를 넘지 못한다면 사춘기 전까지 1년 평균 4㎝ 이상을 자라지 못한다면 저신장증을 의심해야 한다.
저신장증 원인은 다양하며 보통 다른 질병에 의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크게 구분된다.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병이 아닌 원인에는 가족성 왜소증과 체질적으로 성장이 느린 성장지연이 있다. 성장지연을 보이는 아이는 꾸준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하면 어른이 돼 키가 정상이 된다.
이와 달리 가족성 왜소증인 아이는 늦게 그 원인을 발견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아이의 키가 1년에 4㎝ 이상을 자라지 않으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질병에 의한 원인은 구루병이나 연골장애 등 골격질환이 많으며 터너증후군과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질환 등도 원인일 수 있다.
■ 호르몬 치료, 키 크는 약이 최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몸 속에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키가 크지 않는지, 다른 원인에 의해 키가 크지 않는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는 몸무게 1㎏당 0.1단위를 매일 밤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면 시작한지 1년차에 8~10, 2년차에 7~8, 3년차에는 6~7㎝ 정도의 키를 키워 정상에 가까운 키를 기대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가족성 왜소증 아이도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 여자아이는 어른 예상키가 150, 남자아이는 160㎝ 이하라면 치료를 시행한다. 성장호르몬은 큰 부작용은 없지만 드물게 엉덩이관절 탈골, 근육 발달,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일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키 크는 약은 궁극적인 치료제는 아니다. 먹으면 키를 키워준다고 광고하는 대부분의 식품은 영양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복용해도 되지만 오히려 병원에서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김덕희 원장은 "성장기 아이의 키를 키우기 위한 특별한 음식은 없다"며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탄산음료 등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반면 어린이비만은 성장에 독이다. 살이 많이 찌면 뇌에서 성장호르몬이 적게 분비될 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앞당겨 성장판이 빨리 닫히므로 키 크려면 비만 예방이 필수다.
또한 추운 겨울 집안에서 컴퓨터 게임 등을 즐기기 보단 다양한 야외 활동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운동은 성장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줄넘기, 점프놀이, 스트레칭, 동작이 많은 체조, 매달리기, 태권도, 수영 등이 권장된다. 이 가운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목을 골라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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