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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弱달러 한동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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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弱달러 한동안 지속

입력
2008.12.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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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며 초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이 달 들어 약세로 급반전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국채 매입 등 '양적 완화' 정책까지 시사함에 따라 '약한 달러' 흐름은 좀 더 굳혀지는 분위기다. 원ㆍ달러 환율도 이젠 하락 압력(원화가치 상승)을 좀 더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제로금리' 시대를 선언한 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4달러를 돌파, 9월말 이후 최고치(달러약세)로 올라갔다. 엔ㆍ달러 환율도 88엔대에 마감해 3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 영향으로 금 가격은 하루 만에 6.2달러 급등, 온스당 842.7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은행의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이번 조치로 이제 금융위기 이후 비정상적으로 진행됐던 '강한 달러' 시대의 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젠스 노르빅 외환투자전략가는 "달러가 터닝포인트에 와 있다"면서 "이제 달러 부족 현상은 해결됐고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시 린 글로벌포렉스트레이딩 애널리스트도 "이제 달러는 G10 국가중 가장 금리가 낮은 통화"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달러화 매도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며 달러 약세 장기화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FRB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에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나면서 달러 수요가 폭증했던 것이 달러 강세의 배경이었던 만큼,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감에 따라 달러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 통화정책기조 하에서 '엔저(低)'가 꽤 오래 지속됐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달러화의 약세도 상당기간 이어질 보고 있다.

이 같은 달러화의 추세전환은 폭등했던 원ㆍ달러환율 안정엔 확실히 호재다. 경상수지가 10월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내년엔 100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까지 확연해짐에 따라, 원ㆍ달러환율은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만 연말까지는 집중된 결제수요로 인해 큰 폭의 하락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내년엔 달러당 1,100원대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내년에도 미국이 제로금리, 양적 완화라는 통화정책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원ㆍ달러 환율은 내년 말 1,15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면서 "다만 중견기업의 부도 등 악재가 발발할 때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금리인하가 미국만 하는 건 아니고 세계가 동조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달러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에 개별 기업 부도나 조선업 문제 등이 불거질 경우 일시적인 오버슈팅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연말에는 1,100원 전후까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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