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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유영구 새총재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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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유영구 새총재 추대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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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62)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제16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추대됐다. 유 이사장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8개 구단 사장들 모임인 KBO 이사회는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유 이사장을 제16대 총재로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응용 삼성 사장, 조남홍 KIA 사장,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관례상 불참자는 찬성으로 분류하는 만큼 사실상 만장일치나 다름없다. 사장단 간사인 SK 신영철 사장은 조만간 유 이사장에게 이사회의 추대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KBO는 1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공식입장을 정리한 뒤 수일 내로 구단주 총회를 개최해서 유 이사장 추대 문제를 매듭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얻으면 유 이사장의 총재 취임은 확정된다.

유 이사장이 총재 추대를 수락할 경우 KBO는 사상 첫 교육계 인사를 수장으로 맞게 된다. 역대 총재 10명 중 두산 베어스 구단주였던 박용오 전 총재를 제외한 9명은 정관계 인사였다.

경기고-연세대 출신인 유 이사장은 1990년 LG 트윈스 창단 고문, 2003년 KBO 고문을 맡았었고, 2005년부터는 대한체육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평소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유 이사장은 야구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은 '준 야구인'이다.

유 이사장은 비서실을 통해 "KBO에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해보지 않았다. KBO에서 통보가 온다면 그때 가서 공식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한 지인도 "유 이사장만한 분이 없다. 구단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수락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역대 총재 10명 가운데 제6대 오명 총재(93년 11월26~93년 12월21일)와 제12~14대 박용오 총재(98년 12월8~2005년 12월11일) 2명이 구단들의 추대로 수장에 올랐다. 박 전 총재는 장수했지만 오 전 총재는 총재 취임 후 얼마 안돼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바람에 역대 최단명 총재로 기록됐다.

한편 비리의혹에 휘말려 있는 신상우(71) 총재는 이날 8개 구단 사장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모임 후 신 총재는 "사장들에게 '차기 총재 인선 작업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고별인사는 내년 1월5일 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 하일성 사무총장이 권한대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1월12일 제15대 KBO의 수장에 오른 신 총재는 평소 바람과 달리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게 됐다. 신 총재의 조기 퇴진으로 KBO는 역대 10명의 총재 가운데 9명이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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