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운용방향 보고대회에서 '위기 속 기회론'을 역설했다. 내년이 가장 어렵겠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면 그 이후의 세계 경제질서에서 한국의 위상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5단체장,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이에 화답, 위기극복의 각오를 다지며 기업이 할 일, 정부가 해줄 일들을 현장감 있게 제시했다. 쓴소리도 있었다.
일자리 유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각한데 연령별,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비정규직 기한을 2년으로 규정한 현행 법이 오히려 고령자와 장애인들의 고용기회를 감소시키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일자리 창출에 중요하다.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
▦조석래 전경련회장= 정부와 은행에서 여신을 늘려줘야 한다. 수출보험공사도 출연금을 늘려야 한다. 환차손 처리를 임시로 할 수 있는 방안도 고안해 달라.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 에너지수입액이 내년엔 더 떨어질 전망이어서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 칠레와 FTA 체결 후 수출이 6배 늘었다. EU 미국 인도와도 FTA를 조기 체결해야 한다.
▦이수영 경총회장= 기업들의 고용유지는 내년 임금이 안정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고용 관련 법률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노동법 등을 손질해야 한다.
▦이효수 영남대총장= 일본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때 해외로 나간 기업의 U턴 전략을 사용했다. 고려할 필요 있다.
▦김태준 동덕여대부총장= 선진국 대상의 WEST,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개도국으로 확대했으면 한다.
▦김기환 서울파이낸스포럼 회장= 인도처럼 소프트웨어가 강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나라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 것이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문화관광체육부 등 비산업 부처에서 산업 마인드를 가지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이영희 노동부장관= 국가가 세제지원을 통해 한계기업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지역별 최저임금제 차등은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
▦전재희 복지부장관= 노동문제는 노동법 개정만으로 해결하려면 파열음이 많이 생기고 정치적 부담만 가중된다. 회사와 근로자들이 같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외국인 근로자에 최저임금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산학협동으로 현장과 학교를 연계하는 방안을 교육과학부와 협의하겠다.
투자촉진 및 구조조정
▦윤경희 맥쿼리증권 회장= SOC사업에 민간 참여가 중요하다. 외국인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최명주 GK파트너즈 사장= 기준금리가 내려도 시중금리는 안 떨어지고 회사채 발행이 안 되는 데는 퇴출되는 금융기업이 없다는 점이 큰 이유다. 금융 공기업들이 전도유망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최종찬 전 건교부장관= 미분양아파트를 살 때 세금감면을 대폭 확대해 전부 면세해주는 방안과 미분양 펀드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김 중소기업중앙회장= 은행에서 기업진단을 하는데 A 등급을 받아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에 가도 보증을 안 해준다. 정책이행에 문제가 있다.
▦손 대한상의회장=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상설화 해달라.
▦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 최저임금제 문제가 불거진 것은 과거 포퓰리즘 정책에 따라 임금을 계속 올렸기 때문이다.
▦임 정책위의장= 은행이 돈을 돌려야 하는데 엔진이 부족하다.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지원해 지방에 돈이 풀리도록 하겠다.
녹색성장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내후년 상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 그때를 대비, 선제적 투자가 있어야 한다. 수도권 규제 합리화도 생각해볼 수 있다. 새만금, 광양만, 울산, 포항 등을 활용해야 한다.
▦윤덕룡 KIEP선임연구위원= 내년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면 유가가 올라갈 수 있다. 에너지청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녹색사업 분야는 세계적으로 정부보조금이 허용되고 있으니 정부 투자가 요구된다.
▦박우규 SK경제연구소장= 원자력 발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 기업에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M&A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지원도 필요하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 그린에너지 15개 사업을 선정했다. 로드맵도 마련했고, 내년 초 착수 예정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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