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15일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적다는 '라이트(light)' 담배 광고에 대해 흡연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과대 광고를 해온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이 가능하게 됐다는 뜻으로, 과거 라이트 담배를 피웠던 흡연자들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대법관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흡연자들이 라이트 말보로, 케임브리지 라이트 담배를 판매해온 말보로, 필립모리스사를 상대로 사기행위 등을 이유로 집단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미국 메인주의 흡연자 3명이 두 담배회사가 라이트 담배는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훨씬 적은 것처럼 허위 광고하면서 메인주의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라이트 담배를 피우는 전 흡연자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담배회사측은 미국 주법으로 담배 광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연방담배상표ㆍ광고법에 의거, 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1심 법원도 담배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소송이 진행될 수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1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연방담배상표법이 흡연자의 사기 소송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날 소송 가능 판결을 내리면서도 원고 흡연자들에게 라이트 담배를 제조한 두 회사가 주 법에 나오는 타르와 니코틴 함량 표시 관련 조항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담배회사측은 과거 비슷한 종류의 소송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승리할 수 있으며 더욱 강력한 대응논리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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