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조영주(구속기소) 전 KTF 사장에게 아들의 취업청탁을 했다는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나왔다. 신 총재의 아들은 실제 KTF 관련 업체에 취직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신 총재는 “조 전 사장에게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최근 조 전 사장으로부터 “신 총재를 소개해 준 납품업체 대표 성모씨를 통해 신 총재 장남의 이력서를 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 성씨도 “신 총재가 장남의 이력서를 주면서 ‘조 전 사장에게 전해달라’고 했고 실제로 조 전 사장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력서가 전달된 시점은 2005년 말로 조 전 사장 등이 신 총재에게 법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시점과 비슷하다.
검찰 조사 결과, 조 전 사장은 이보다 몇 달 전 성씨에게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도는데 힘있는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고, 성씨는 신 총재를 소개해 주었다. 신 총재와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성씨는 최근 수사 과정에서 남중수(구속기소) 전 KT 사장에게 납품청탁과 함께 4,500만원을 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검찰은 신 총재 아들의 취업과 신용카드 제공이 조 전 사장의 광범위한 인사청탁에 대한 대가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실관계 확인 및 법리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특히 신 총재 장남의 취업 과정에 조 전 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 중이다. 조 전 사장은 2006년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요청에 따라 이 전 수석의 지인이 납품업체에 취직할 수 있도록 주선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장남이 영화사업에 실패해 곤경에 처했던 시점에 성씨가 취업을 알선하겠다고 해 그에게 이력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준 사실이 있다”며 “이후 아들이 KTF 관련 회사에 취업을 해 성씨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일이 조 전 사장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신 총재는 ‘조 전 사장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았다’는 내용의 15일자 본보 보도와 관련해서도 “성씨가 ‘형님 품위 유지비로 쓰십시오’라고 카드를 한 장 가져왔는데 그게 KTF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조 전 사장과도 성씨가 ‘참 훌륭한 기업인이 있다’고 소개해 한번 만나서 밥을 먹었던 게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신 총재는 “이 카드로 한 달에 200만~300만원씩 사용했다”고 밝혀 누적 사용액이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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