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의대생을 사칭해 여자를 사귄 뒤 6,000만원을 뜯어낸 '늦깎이 재수생'이 쇠고랑을 찼다.
대학입시를 준비 중인 김모(30ㆍ무직)씨는 2006년 8월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에 참석했다가 모 여대를 졸업하고 해외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A씨를 만났다.
김씨는 "S대 의대에 다니고, 외할아버지도 유명 병원장을 지낸 의사"라며 A씨에게 접근했고, 이들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김씨의 소개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관계가 깊어지자 김씨는 A씨에게서 야금야금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김씨는 A씨에게 "집에 급한 일이 있다. 한 달 후에 꼭 갚겠다"며 2,000만원을 받아냈다.
올해 3월엔 "여행경비를 우선 네가 결제하라"고 요구하는 등 7차례에 걸쳐 490여만원의 카드 대금을 A씨가 대신 지불하도록 했다.
김씨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계속됐다. 지난 6월 그는 "아버지 명의의 땅이 경매로 넘어가게 됐으니 3,500만원만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이번에도 A씨는 그대로 속아 넘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정의식)는 김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신분이 탄로나지 않도록 지난 6월과 7월, PC방 컴퓨터로 S대 재학증명서 및 2007학년도 1학기 성적표를 위조해 A씨에게 보여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