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정병춘 본청 차장, 김갑순 서울지방국세청장, 조성규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1급 3명이 모두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짤막하게 '용퇴'라고 설명했다. 세간에 거론되는 '범부처 고위직 물갈이'의 일환이 결코 아니며, 국세청 윗선에서 1급 퇴진을 '디자인'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국세청 내부의 인사 요인에 의한 것일 뿐, 교육기술과학부의 1급 전원사표와도 연결시킬 사안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국세청은 중앙부처 가운데 인사적체가 가장 심한 기관이다. 때문에 후배들을 위해 1급 고위 간부들이 길을 터줄 필요가 어느 정도는 있었으며, 실제 과거에도 이런 방식으로 인사숨통을 텄던 예가 있었다. 더구나 현 1급 간부 중에는 한상률 현 청장과 동기들이 많아, 시기의 문제일 뿐 교체 자체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1급 사표가 100% 국세청 내부의 결정이냐는 점에 대해선 여전히 엇갈린 해석이 따른다. 집권 2년차를 맞아 청와대의 국정개혁 드라이브가 강해지고, 관가 주변에 공직사회 인적 쇄신론이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부인사수요가 있다고 해도 1급 간부 전원의 옷을 벗도록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것이 관가의 일반적 정서다.
1급 전원 교체이후 한상률 청장은 세정개혁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실 국세청은 두 명의 전직 청장이 비리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면서, 명예회복이 절실한 상황. 한 청장도 이번 인사를 계기로 특유의 '고객섬김 세정' 구현을 위해 인사ㆍ행정혁신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임 1급은 강성태 국제조세관리관, 이현동 조사국장, 허병익 부산지방국세청장, 김창환 근로소득지원국장, 이승재 부동산납세관리국장, 조홍희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등이 2배수로 압축돼 현재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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