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이 자이툰부대에 보내는 신뢰와 애정은 와보지 않으면 잘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14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자이툰부대 민사협조본부장 송희섭(46ㆍ육사42기ㆍ사진) 대령의 목소리는 자부심으로 가득 찼다. 그는 “이곳에서 한국인과 자이툰을 대하는 태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친근하다”고 강조했다. “쿠르드족 속담에 ‘산 외에는 친구가 없다’는 게 있습니다. 고단한 역사가 그들을 그렇게 배타적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이제 이들은 ‘산 외에 친구가 하나 더 생겼다’고 말합니다.”
“자이툰부대는 맥가이버 같다는 말들이 있다”는 기자의 설명에 그가 호탕한 웃음으로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자이툰부대는 못하는 일이 없으니까요.” 전쟁을 겪은 나라로서의 동질감은 자이툰 부대의 활동에 현지인들이 찬사를 보내게 만든 밑거름이었다. “우리도 어려운 시절을 겪었잖아요. 그 때 필요했던 걸 이라크인들에게 주려고 한 겁니다. 문맹자 교실, 기술교육, 소득증대 사업, 상하수도 시설 정비, 새마을 운동 등이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총을 들고 떠났지만, 이들은 총보다는 삽에 더 친숙했다.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도록 해 채소를 재배할 수 있도록 했고, 양봉도 가르쳤다.
사실 부대원들은 한국을 떠나기 전 많은 사전 준비를 했다. 새마을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았고, 농악, 마술, 한국 전통혼례, 하물며 호떡 만드는 법도 배웠다.
현지인들과 친구가 된지 4년 여. 한국군의 위상은 세계 각 부대의 부러움을 샀다. “8월에 미군과 동맹군들을 초청해서 자이툰부대의 활동을 소개했었는데, 주민들의 환호를 보고 다들 깜짝 놀랍디다.‘한국군은 총 한 번 안 쏘고 지역을 평정했다’고 치켜세우더군요.”
그래도 긴장은 늦출 수 없는 법이다. “많이 안정이 되기 했지만 언제든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각자가 24시간 실탄을 소지하고, 잘 때도 총을 옆에 두고 잡니다.” 술은 한 달에 한 번, 맥주 한 캔이 전부다. 그것도 지휘관이 승인하고, 동반한 상태에서 이뤄진다. 항상 실탄을 휴대하기 때문에 술에 취한다는 건 용납될 수 없는 까닭에서다.
“가족들이 가장 보고 싶다”는 송 대령은 “귀국하면 막 담은 신선한 김치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3개월 해상 수송으로 받는 김치는 늘 ‘묵은지’이기 때문이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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