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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상가 주인 수난시대… 세입자·임차인 못구해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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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상가 주인 수난시대… 세입자·임차인 못구해 발동동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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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분당에 사는 최영준(44)씨에게 집값 하락은 그가 앓는 고민의 시작에 불과했다. 2006년 말 전세를 준 잠실 아파트의 전셋값마저 크게 떨어져 계약만기 된 세입자 보증금을 빼 줄 돈마저 모자란다. 떨어진 보증금만큼 월세로 환산해 세입자에게 주는 조건으로 계약 연장을 사정을 해보지만 확답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집값 하락에 이은 전셋값 약세가 '갑(甲)'과 '을(乙)'인 집주인과 세입자간 입장을 역전시켜 놓은 것이다.

주택 가격 약세에 입주 물량 증가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져 가고 있다. 대출까지 받아가며 전세금을 돌려주는 사례도 늘고 있으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해 집주인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역전세난이 몰린 곳은 잠실 재건축 단지 주변.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지난 7월과 9월 입주를 시작한 리센츠(잠실주공2단지 재건축)와 엘스(1단지 재건축) 전세물량이 미처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2년전 입주한 레이크팰리스(4단지 재건축) 전세 만기가 겹치면서 물량 증가로 전셋값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주 당시 전세가 최고 4억원에 육박했던 레이크팰리스 112㎡(34평)형은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2년 전에 비해 8,000만원 안팎이 떨어졌다.

신도시중 전세 약세가 두드러진 평촌의 경우도 이전 계약에 비해 10~20%씩 떨어지면서 전세 보증금 반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집주인과의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서울 수도권에서 9만7,000여가구의 입주 물량이 몰려 있어, 잠실 일대와 같은 역전세난이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경기불황 탓에 상가 시장에서도 상가 주인들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임대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임차인들이 경영난 가중으로 보증금과 월세가 낮은 곳으로 빠져나가고, 빈 점포는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 3대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과 강남역 동대문 일대에서조차 임차인들의 '엑소더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상가 주인들은 위축된 상가 임대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고자 1년 무상임대나 무권리금 같은 파격적 조건의 '당근'을 제시하며 임차인 끌어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성남 도촌지구에서 신축중인 한 상가의 경우 3층 이상 상층부에 대해 1년간 무상 임대 조건을 내걸고 임차인을 모았으며, 용인 동백지구의 한 상가는 현재 시세보다 보증금과 월세를 20% 깎아주기도 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실물경기 침체로 기존 자영업자들마저 폐업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신규 창업 수요도 예상만큼 늘지 않아 상가 임차인을 구하기가 녹록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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