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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삼성전자 부활이냐 암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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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삼성전자 부활이냐 암흑이냐

입력
2008.12.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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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터널 뒤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다른 암흑, 아니면 희망의 불빛?

삼성전자가 과연 '황제주'지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주가도 증권사 전망보고서에 따라 춤을 추는 형국이다. 과거엔 별로 없던 모습인데, 그만큼 시장기류가 불안하고 또 삼성전자 역시 형편이 녹녹치 않다는 방증이다.

우선 '당장'이 문제다. 세계경기와 IT경기가 워낙 나쁘다 보니 삼성전자가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내놓게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선 실적악화 만큼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한결같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극심한 실적악화를 점치고 있다. 분기실적을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이다.

KB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4분기 영업손익에서 2,6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15일 전망했다. 반도체 부문(-3,950억원), LCD부문(-870억원), 디지털생활가전(-1,910억원) 등 정보통신부문 (4,110억원 흑자)을 뺀 모든 사업부에서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안성호 KB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4분기 평균 환율(1,370원)이 3분기보다 30% 정도 올라 가격 경쟁력은 좋아졌다"라며 "하지만 11월 이후 글로벌 휴대폰 수요가 크게 나빠져 4분기 휴대폰 예상 출하 대수를 5,720만대에서 5,300만대로 8%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삼성전자가 4분기 2,424억원, 내년 1분기 3,4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신영증권, 현대증권 등도 ▦D램 메이커들의 재고가 늘고 있어 내년 1분기 중 감산 영향이 기대보다 크지 않고 ▦나노 LCD 휴대폰 수요가 비수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적자 혹은 실적 악화 쪽에 무게를 뒀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씨티그룹은 삼성전자가 4분기 1,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내년 영업이익은 12% 줄어들 것이라 했고 CLSA 증권도 내년 상반기 8,000억원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 주가를 낮추는 회사도 늘고 있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전보다 8% 낮은 35만원으로 낮추면서 '시장 수익률 하회' 의견을 유지했다. KB증권과 신영증권도 각각 목표 주가를 55만원과 61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결국은 '황제주의 부활'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금의 위기도 결국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박영주 우리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이 저점에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만 D램업체들이 대만 국민의 반감 속에 생존 자금을 지원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D램 산업은 내년 상반기 중 반전될 것이며 LCD 패널 출하량도 내년 2분기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분기 영업 적자 가능성이 나오는 것 자체가 '바닥'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도시바(플래시 2위), 하이닉스(D램 2위)가 감산,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은 후발 업체가 아닌 선두 업체도 인내의 막바지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요한 바닥 신호"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 시기에는 확실히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1등 업체(삼성전자)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강조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내년도 투자 의견을 '매수'내지 '중립'으로 내놓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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