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며 우리 경제에 미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 의견은 우리 경제도 동반 급락할 수 밖에 없다는 비관론과 반드시 그렇게 볼 이유는 없다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 경제가 중국 경제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의 근거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이 중국이란 데서 출발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역별 수출 비중에서 22.1%를 차지, 1위를 지켰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한 상태다. 지난달 1~20일 우리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8%나 감소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이 18.3%나 줄어든 배경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결국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까지 추락할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만큼 중국발 후폭풍이 가시화할 경우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은 이 보다 더 떨어져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중국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8%선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나 현재로선 6%대를 지키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우리 수출이 급속도로 악화할 것이고 이에 따른 국내 생산활동 위축과 일자리 감소 등 내수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경제와 우리의 상관 관계가 분명하긴 하나 반드시 우리 경제가 함께 추락할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않다.
먼저 중국 경제 성장률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표민찬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출이 아니라 투자"라며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외국인투자가 크게 줄더라도 정부가 이 부분을 대체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방침인 만큼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중저가 제품이 주력인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ㆍ위안 환율이 오르며 우리나라 제품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
정환우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정책 자원과 정책 능력면에서 8%대 성장률을 지켜낼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중국 수출도 시장이 다변화해 있는 만큼 급감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소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수출이 감소한다 해도 절대치를 보면 여전히 고성장세"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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