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13일 한중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담의 ‘역사성’에 한껏 의미를 부였다.
이 대통령은 “3국 정상이 역내에서 만난 것은 역사적으로 처음”이라며 “금융위기 극복에 서로 합심해 노력하면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소 총리는 “오늘 회담은 제1회 한중일 서미트라 할 수 있다”면서 “3국의 GDP가 세계의 16.7%가 되는데 3국 정상의 정기적 만남은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3국 간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3국의 금융위기 공동대응은 세계에 대한 의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일문일답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핵 6자회담의 결렬과 관련, “북한이 협조하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 많은 나라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지난 10년 간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조금씩 전진한 것은 사실이고, 후퇴하지 않았으니 인내를 갖고 대처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을 포기시키고 변화를 유도, 경제발전을 이루고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 행복을 찾아줘야 한다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소 총리는 “일본인 납치문제가 있는데 북일 관계의 진전을 위해 협조를 받고 싶다는 말을 했고, 이 노력에 대해 (두 정상에게)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양복 상의 오른쪽 깃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문제 해결’이라는 문구의 푸른색 배지를 착용, 눈길을 끌었다.
원 총리는 중국의 금융위기 극복노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동북아의 최대 수출국으로 매년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이런 왕성한 수출입이 이 지역 금융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중 정상회담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북핵과 금융위기에 대한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북핵 협력은 원론적 합의이긴 하지만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를 겨냥한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노선을 일정부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 총리는 “6자회담이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진전은 있었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이 발휘한 리더십을 평가한다. 한국은 대북 강경대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며, 여러 경로를 통해 대화와 협력을 제안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중의 통화스와프 확대에 대해 “중국의 선도적 역할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했고 원 총리는 “이번 통화스와프 확대는 중국 중앙은행으로서는 다른 나라와 처음으로 체결한 것으로, 금융협력 강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일 정상회담
한중 회담에 이어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예정된 45분에서 15분 가량 길어지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아소 총리는 먼저 “이 대통령과 4번째 만나는데 그 동안 가장 많이 만난 외국 정상”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이웃나라 정상끼리 관계를 도모하고 공동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이젠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돼야 하며, 한국은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불편한 일이 있다면 진정성을 갖고 지혜를 모으면 양국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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