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는 1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및 뇌물공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2일 오후 3시 박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여부를 결정한다.
박 회장은 2003~2005년 태광실업 홍콩법인을 통해 얻은 배당이득과 이자 800억원을 빼돌려 소득세 240여억원을 내지 않고, 세종증권과 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하면서 양도소득세 40여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6년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에게 2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영장청구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7월 양해각서 상의 매입가보다 322억원 적은 1,455억원에 휴켐스를 헐값 인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 전 회장과 함께 배임(공범) 혐의로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이 정 전 회장으로부터 얻은 세종증권 인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세종증권 주식을 매매해 2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도 계속 수사키로 했다. 박 회장 소유로 알려진 건설시행사 K사와 D사가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로부터 경남 김해와 진해의 아파트 건설부지를 넘겨받아 300억원대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회장에게 배임과 횡령 혐의를 추가할 계획이다.
한편 당초 휴켐스 매각을 반대하며 정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던 농협 노조가 정 전 회장과의 면담 직후 사상 최대의 특별상여금을 받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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