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국제소송에서 승소해 3,920만유로(약 700억원)의 거액을 받게 됐다. 이는 북한이 핵개발 재개 등 벼랑 끝 전술을 불사하며 되찾으려 한 방코델타아시아은행 동결계좌에 묶여 있던 2,500만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북한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엄청난 거액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이 영국 등 유럽의 재보험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런던고등법원 심리에서 영국의 로이드를 비롯한 재보험사들이 북한의 조선국영보험공사에 대한 사기 및 서류 조작 주장을 철회하고 보험금 청구액의 95%인 3,920만유로를 지급하는 내용의 조정에 합의한 것이다. 공산주의 국가가 거대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외국 법정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재보험 컨소시엄에는 영국 로이드 신디케이트에 속한 3개사를 비롯해 유럽의 3대 보험사인 독일 알리안츠, 이탈리아 제너럴리와 함께 인도의 제너럴, 이집트의 미스르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의 일원인 벨기에의 항공전문 보험사 아비아벨은 조정을 거부했다.
조선국영보험공사는 2005년 7월 북한 고려항공 소속 헬리콥터가 평양 인근 창고에 추락해 그곳에 보관돼 있던 식량, 의류, 의료품 등 구호물자가 불타자 고려항공에 보험금을 지불했다며 재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보험사 측은 북한이 사고 발생 열흘도 안돼 수십만 가지 피해 품목을 제출하는 등 주장이나 증거 자료에 신빙성이 없다며 북한 법원이 판결한 4,000만달러의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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