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어떤 집들이 지어지고, 또 소비자들은 어떤 집을 선호하고 선택할까.
경기 불황 탓일까, 내년 주거공간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절약과 축소, 건강'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부동산 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은 설문조사 기관인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주거공간 소비자 조사 결과, "내년 우리나라 주택 트렌드는 실속형 주거공간을 큰 틀로 해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문 결과를 토대로 '2009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내년을 주도할 7대 주택 트렌드를 살펴봤다.
실속형 공간 수요 증대
숨겨진 공간을 찾아라. 앞으로는 자투리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면대 아래 설치된 수납시설이나 거울 뒷면으로 배치한 수납공간, 상부 선반 등 세대 내부 구석구석의 자투리 공간 활용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에 들일 수 없는 대형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아파트 지하공간에 '개별 창고'를 두는 곳이나, 이불 등 대형 빨래를 할 수 있는 '공용 세탁방' 등도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 절약 시스템 각광
경제사정이 어려워졌다. 줄여야 살 수 있다. 절전 효과가 큰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나 LED 조명 등 에너지 절약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초기 설치비용은 비싼 편이지만 유지관리 효율이 높아 앞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주택 소비자들이 향후 아파트 구입시 중요한 선택요소로 꼽고 있다.
주거 공간 슬림화
아파트 면적이나 방의 수를 줄여 이사를 가는 세대가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도 실물경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거공간에도 다이어트 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핵가족화에 따라 부부방과 동거 가족 1실 이외의 공간을 줄여나가겠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늘고 있다. 피데스개발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향후 이사를 할 경우 현재 거주 평수와 같이 가거나 이보다 줄여 이사를 가겠다는 응답자가 약 70%를 차지했다.
도심 초소형 주택 수요 증가
핵가족화와 나홀로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10평형대의 초소형 주거공간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경기불황 속에 중대형에 비해 매수자금이나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것도 인기 요인. 뉴타운과 재개발 사업으로 기존의 소형 주택들이 줄어 초소형 주택, 아파트의 공급이 사회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주방 확대 욕실 축소
내년에는 주부 중심의 주거공간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선택권이 남성보다 여성에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가장 큰 변화는 주방은 커지고, 욕실 면적은 줄어드는 경향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주방 안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가계부 정리 등을 할 수 있는 맘스데스크(mom's desk), 주방과 욕실의 중간 개념인 보조 주방 등도 앞으로는 일반화할 전망이다.
맞춤형 주거공간 추구
코쿤족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맞춤형 공간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딩크(DINKㆍ Double Income, No Kids)족, 통크(TONKㆍTwo Only No Kids)족 등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세분화됨에 따라 주거 공간도 이에 따라 진화될 전망이다. 천편일률적으로 공급되는 주택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맞는 주택상품도 인기를 끌 것이다.
전원주택의 진화
웰빙, 로하스 등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원주택의 개념도 진화할 전망. 그동안 전원주택이 단순히 도심을 벗어난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개념이었다면 앞으로는 도심에 주거지를 두고, 주말이면 농촌 체험이 가능한 '소형 주택+텃밭'의 전원주택을 이용하는 '멀티해비테이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최근 경기침체가 내년 주택시장의 트렌드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끼고 줄이는 것 외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공간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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