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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 "기업생태계가 살아야 한국 대기업도 생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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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 "기업생태계가 살아야 한국 대기업도 생존 가능"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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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용시스템은 4만개 이상의 협력사와 600만명 이상의 개발자 간 협력으로 가능했다. MS는 이런 기업 생태계에서 광범위한 혁신 네트워크의 중심지인 쐐기돌(키스톤ㆍKeyston)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베이(eBAY)도 직원 수는 1만5,000명이지만, 수백 만명의 판매자와 2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연결하는 키스톤 역할을 한다.

#. 일본 캐논 그룹은 협력업체와의 '공생'(共生)을 기업이념으로 하고 있다. 일본 대부분의 기업이 '잃어버린 10'년 동안 제자리 성장에 머문 데 비해, 1995년 2조895억엔이던 캐논의 매출은 2007년 4조4,813억엔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배나 증가했다. 협력사와의 돈독한 관계 구축을 통해 공급 사슬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킨 결과라는 것이 캐논 측 설명이다.

상품의 설계와 제조, 판매까지 기업경영의 각 부문에서 협력하는 수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기업 생태계' 전략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대기업이 기업 생태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마르코 이안시티(사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0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업 핵심 역량의 개념이 특정 기업만의 내재화한 능력에서 기업과 관련 협력사를 아우르는 보다 넓은 차원의 기업 생태계 전체의 능력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기업은 이제 아치나 둥근 천장의 무게를 지탱해 주는 키스톤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일 기업 혼자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최근 기업 혁신의 관건이 기업 생태계 전체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

이안시티 교수는 "성공하는 키스톤 기업은 자사의 기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과 정보, 기술, 인력 등을 협력사와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의 대기업도 이젠 열대 우림의 연어가 회색곰과 늑대, 독수리, 수달의 식량이 되고 나무에겐 비료가 되는 것처럼 고객과 협력사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며 기업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는 의사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는 교토식 경영을 통해 기업 생태계의 또 다른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간 관계가 개방적인 수평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정 대기업과의 수직적 관계에서 탈피, 세계 기업들과 거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글로벌 경제 생태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토식 기업은 최종 제품 대신 부품이나 특정 생산 영역에만 집중 특화함으로써 최종제품 신화에서 탈피한 데 이어 계열 우산에서 벗어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는 "우리 전자산업도 핵심 부품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의 60~80%를 결정한다"며 "기업 생태계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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