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서도 시중은행 지주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목을 받았다.
경영수장으로서 현재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임직원들에게 심어주는 동시에 자사의 주식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효과도 노린 것이다.
은행 CEO들에게 자사주는 일정 기간 동안 팔 수 없는데다 매입규모도 상징적인 수준인 만큼 수익률은 크게 의미가 없다. 하지만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약세장에서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은 바닥을 암시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EO들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부터 이달까지 약세장에서 사들인 자사주의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말해 10월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을 따라갔다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았다.
10월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을 때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외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1일 장중에서 2,900주를 사들였다. 당시 종가는 3만2,700원으로 10일(종가 3만5,500원)까지는 8%가량의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김중회 KB금융그룹 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주당 3만4,000원 가량에 800주의 자사주를 추가해 약간의 이익을 보고 있는 상태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0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약 8,100만원을 들여 1만3,000주를 매입했다. 평균단가는 약 6,300원선. 10일 종가(7,740원) 기준으로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회장은 지난달 21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연중 최저점을 찍었을 때 장내에서 5,000주를 사들이며 남다른 투자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 9월19일 1만1,900원에 2,000주를 사 일시적으로 손해를 봤으나 이날 싼 값에 주식을 매수해 수익률을 플러스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10월말에 일주일간 5,000주를 분할 매수하며 보유 주식수를 16만9,000주로 늘렸다. 당시 매입한 평균 단가는 약 2만1,000원. 하지만 주식매입 후 환율 파생상품인 키코와 관련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주가가 다른 은행보다 많이 떨어졌다가 최근 반등했으나 10일 종가(2만850원)까지는 수익률이 소폭 마이너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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