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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측근 게이트/ 박연차 회장 '휴켐스 인수' 꼬리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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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측근 게이트/ 박연차 회장 '휴켐스 인수' 꼬리문 의혹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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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애초 강하게 반대하던 노조 측은 막판에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을까. 휴켐스가 노조측에 제공한 거액의 위로금이 의문을 풀어주는 열쇠가 될까. 더구나 박 회장이 휴켐스 인수와 관련해 노조발전기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휴켐스가 제공한 위로금이 박 회장 돈은 아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 애초엔 결사반대

휴켐스 노조는 태광실업의 휴켐스 인수에 처음부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2006년 3월 말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노조는 4월 20일 "매각 반대"를 선언하고 모회사인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매각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5월 15일 농협과 태광실업 사이에 인수 양해각서가 체결된 후에도 노조의 반대 투쟁은 계속됐다. 일부 노조원들은 태광실업 측의 인수 실사를 저지하기 위해 전남 여수시 공장에서 서울 중구 충무로 본사까지 올라와 상경투쟁을 벌이고, 본사의 실사회의장을 점거하기도 했다. 같은 달 24일엔 김모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 3명이 태광실업 경영진 3명을 만나 "노조와의 서면 합의 없는 실사 및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노조는 4월 말 농협중앙회의 정규직 노조를 찾아가 휴켐스 매각반대 투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 측이 실사 연기를 이유로 양해각서 때 합의한 인수금액에서 127억원을 깎아줄 정도로 노조의 반대는 심했다.

왜 반대했나

당시 노조 측이 주장한 반대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휴켐스 노조 측은 공기업 성격이 강한 농협의 자회사에서 사기업으로 매각되면 구조조정 등 신분상의 불이익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염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신발사업이 주업종인 태광실업과 정밀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휴켐스 사이에 사업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태광산업이 휴켐스를 인수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고 향후 경영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표시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정치권 인사가 인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며 박 회장이 당시 정권과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점도 문제를 삼았다.

박 회장 무마로비 통했나

그러던 휴켐스 노조는 6월과 7월을 거치며 은근슬쩍 인수 반대 입장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태광실업이 휴켐스를 최종 인수한 7월 28일 직전에 노조 위로금 명목으로 15억 9,300만원을 받았다.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도 10월 농협 국정감사에서 당시 노조에 위로금이 지급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농협 노조 등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이 휴켐스 노조에 직접 노조발전기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만약 회사측에서 제공한 위로금이 박 회장이 건넨 돈으로 밝혀지면 박 회장은 휴켐스 노조의 반대 투쟁 덕분에 127억원이나 되는 인수대금을 아끼는 대신 노조와 당시 임원진에 15억여원의 '푼돈'을 쥐어주고 알짜기업 휴켐스를 인수한 셈이다.

대검 중수부는 박 회장이 농협의 회사측 관계자 외에도 인수에 반대하던 휴켐스 노조 간부들에게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과 당시 노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위로금의 성격, 인수반대 철회와의 연관성, 노조발전기금 추가 제공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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