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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손발이 얼음장… 추위탓보다 혈액순환 체크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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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손발이 얼음장… 추위탓보다 혈액순환 체크 먼저

입력
2008.12.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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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에 넣은 것처럼 차고, 쥐가 나는 것 같다", "바늘로 콕콕 쑤시고 찌릿찌릿하게 느껴진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조금만 추워도 손발이 차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손끝이 파랗게 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찬 것을 만졌거나 매서운 추위도 아니어서 유난을 떤다고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 다양한 원인으로 생겨 정확히 감별해야

"차다" "저리다" "따끔거린다" "에는 듯하다" 등의 느낌을 주는 매우 주관적인 통증은 정확한 원인질환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손발 차가움이 해소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손발이 찬 이유를 혈액순환 장애로 자가 진단해 혈액순환 개선제를 먹기도 한다.혈액순환 장애로 생긴 손저림은 손가락 끝의 통증이 흔하게 나타나고 팔목 맥박이 약한데 비해, 신경계 질환으로 생긴 저림증은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한다. 증상이 서서히 심해지고 운전할 때나 무언가 손으로 잡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밤에 자주 온다.

이런 손발저림증을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으로는 손목굴증후군(수근관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팔목터널증후군)이나 말초신경장애가 있다. 이 질환은 약물치료나 운동요법으로 치료하며 증상이 심하고 난치성이라면 수술을 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승민 교수는 "당뇨병이나 내분비질환,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손이나 발끝 말초혈관의 혈액흐름이 원활치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갑상선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추위를 타는 경우가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와 대사의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냉한 느낌에 대한 내성이 낮아져 추위에 민감해진다.

뿐만 아니라 정신집중이 잘 안되고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피로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기력이 쇠퇴하고 대사활동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아 몸무게가 늘 수 있다.

이밖에 폐경기 여성에게 난소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난소 호르몬 분비량의 편차가 심해져 호르몬 간의 조화가 깨질 때 손발이 찬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는 말했다.

■ 손발이 파랗게 변하면 레이노증후군?

추위에 노출될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해지고, 곧 이어 파랗게 변하며, 회복단계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원래 색깔로 돌아오면 레이노증후군일 수 있다. 손발 차가움을 호소하는 젊은 층에서 자주 보이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에 따른 치료가 증상 악화를 막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수곤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전 인구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며 젊은 여성에게는 20~30%가 된다"며 "말초혈관의 이상반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말단부 혈류에 장애가 생겨서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원인은 일시적으로 팔ㆍ다리 말단에 혈액이 가지 못하는 허혈 증세로 추위에 노출되면 손ㆍ발가락 끝의 혈관 자체나 혈관신경이 과민 반응해 생긴다. 따뜻하게 해주면 증상이 정상상태로 돌아온다.

레이노증후군은 드물게 전신성 경화증과 루푸스(홍반성 낭창), 동맥경화증 등을 동반하는데, 이 경우 먼저 이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드물게 착공기나 대형 드릴, 건반악기 연주를 통한 진동에 많이 노출돼 자극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공사장 기술자나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나타난다.

치료법으로는 혈관을 확장하는 약물을 투여하거나, 통증을 줄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규명과 완치제가 없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 장갑을 착용하는 등 보온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흡연이 주 원인이므로 금연해야 한다.

■ 혈액 순환에 도움되는 음식과 운동도 좋아

손발이 찬 증세를 이기려면 적절히 스트레스를 푸는 등 생활 속에서 냉증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광국 교수는 "땀이 약간 날 정도의 운동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마늘이나 양배추 시금치 생강 고추 등의 음식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열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수족냉증 해소에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온열성 식품으로는 쌀과 찹쌀, 정어리 ,새우, 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순무, 호박, 생강, 부추, 마늘, 파, 고구마, 살구, 고추, 식초, 일본 된장, 후추, 계피, 호두 등이 있다.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비만체형클리닉 송미연 교수는 "호박은 당질과 비타민, 식이성 섬유, 칼슘, 철, 인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손발이 찬 사람에게 제격"이라며 "특히 비타민 A가 풍부해 감기에 대한 저항력도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계탕과 옻닭, 장어, 추어탕, 인삼, 로열제리 등 보양식이라고 불리는 음식도 대체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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