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9일 지지율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이기에 정치적 복선을 깐 행보로 읽힌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9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우정(郵政)민영화를 견지하고 추진하는 모임' 발족식에 참석해 아소 총리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3년 전의 '우정 선거'가 어떤 선거였느냐. 한번 더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라"며 "무언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정 선거는 2005년 당시 고이즈미 총리가 추진했던 '우정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자민당의 반란표로 부결되자 총리 직권으로 중의원을 해산한 뒤 실시했다. 이 선거에서 자민당은 공동 여당인 공명당과 합해 327석을 얻어내 국정을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소 정권 출범 이후 우정민영화 재검토 목소리가 연발했고 마침내 자민당 내에 우정민영화 재검토 프로젝트팀까지 만들어지자 고이즈미 전 총리가 참다 못해 말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모임에는 나카가와 히네나오(中川秀直) 전 간사당를 비롯해 자민당 총재 후보 선거전에 아소 총리와 겨뤘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성 장관 등 고이즈미 개혁파 의원들이 다수 참여했다. 우정민영화에 반대하다 출당한 인사들을 복당시킨 아베(安倍) 전 총리도 참석해 "우정민영화 추진은 결단"이라고 거들었다.
총리 재출마 등으로 고이즈미 전 총리가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사분오열하는 자민당과 향후 정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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