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설립자인 고(故) 이종근 회장의 직계 가족들이 9일 "이 전 회장이 남긴 종근당산업㈜ 차명주식 4만여 주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사실상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장한 현 종근당 회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이들의 주주지위가 인정될 경우 경영권을 둘러싼 '집안싸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소장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1983년 자신 소유의 비상장기업인 종근당산업 발행주식 2만주를 K씨에게 명의 신탁했는데, 이후 유ㆍ무상증자 등을 통해 4만3,840주가 됐다.
이 전 회장이 1993년 사망하자 아내 김씨 등은 소송을 통해 해당 주식에 대한 인도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회사측은 해당 주식 가운데 4만 주가 이미 '대물변제'로 H씨에게 넘어갔다는 이유로 주식 인도 청구를 거부했다.
김씨 등은 "문제의 주식과 (자신들의) 기존 보유 주식을 합치면 종근당산업 총발행 주식수의 50% 이상이 되므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며 "K씨 명의의 주식은 회사 경영권의 향배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김씨 등은 또 "이 전 회장은 '종근당산업은 다른 형제의 것'이라고 유언했는데도, 이 회장이 이를 무시하고 모든 종근당 관련 기업들을 독점 운영했다"며 "내년 5월 22일 존립기간 만료로 회사를 해산토록 돼 있는 종근당산업의 정관을 이 회장이 주주총회 결의도 없이 변경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