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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전력자 행시 낙방도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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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전력자 행시 낙방도 역시나…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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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81년 국가행정고등고시(행시)에서 시위 전력이 있는 응시자들이 신군부의 '시위전력자 탈락 방침' 때문에 면접 과정에서 무더기로 불합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위)는 10일 '제24-25회 행시 면접탈락 사건'을 조사한 결과 당시 총무처 장관의 지시에 따라 면접 위원들이 2년 연속 시위 전력 응시생들을 불합격시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위에 따르면 총무처는 80년 '공무원을 뽑을 때 행정고시에 있어서 국가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라', '시국데모를 한 사람들은 배제하라'는 장관 지시에 따라 면접시험에서 시위 관련자들을 탈락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총무처는 이에 따라 응시자들의 출신대학과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시위전력 자료를 넘겨받아 명단을 작성한 뒤 면접위원들에게 통보해 불합격시킬 것을 요구했다.

당시 총무처 고시1과장은 진실위 조사과정에서 "시위 전력이 있는 면접생에 대해서는 빨간줄을 그어놓았다"고 진술했고 행시 25회 면접위원인 Y모씨 역시 시위전력자들이 정당한 평가 없이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진실위는 총무처의 방침은 직권 남용에 해당된다며 국가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응시생들은 박문화씨, 윤종규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 등 5명으로 대부분 2회 연속 면접에서 탈락했다.

특히 78년 경북대 재학시절 학내 시위에 참여했다가 연행된 전력이 있던 박씨는 2회 연속 낙방하자 시험이 끝난 직후 자살했다.

윤 고문은 80년 성균관대 재학시절 군부의 군 위탁생 편입 조치에 항의하며 수업거부와 학내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 연행돼 1개월간 조사를 받았고 백 교수는 서울대 사범대 재학시절 유신헌법 철폐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구금생활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백 교수는 "당시에도 시위 전력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합격증을 받는다 해도 실제 근무할 수야 없겠지만, 명예회복 차원에서 합격증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진실위는 지난해 9월 81~82년 사법시험 면접에서도 시위 전력 응시생들이 불합격된 사실을 밝혀 법무부가 올해 초 이들에 대해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합격 처분을 내렸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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