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님의 기적을 바랄 뿐입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의 그레이터 그레이스 천주교회 성당에서는 흰색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대가 나란히 놓인 가운데 미사가 진행됐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대표적 SUV가 미사 의식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기도의 주제는 의회에서 심의중인 빅3 구제금융 법안이 승인되기를 기원하는 것이었다. 신자 대부분이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동차 구제법안의 통과 여부는 곧 이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성가 <기적을 기다리네> 로 시작된 이날 미사에서 찰스 엘리스 주교는 "의회가 자동차 구제금융법안 표결에 곧 들어간다"며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기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교했다. 기적을>
이에 대해 신자 8,000여명은 "기도가 응답 받을 것을 믿습니다"고 화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동차 세일즈맨, 자동차 제조업체 및 부품 업체 임직원 등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신자들이 경건한 자세로 기도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에 참석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제너럴 홀리필드 크라이슬러 지부 부회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노조는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앞 날은 주님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부품업체노조의 제임스 세틀스 부회장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NYT는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의 종교계에서 빅3의 생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며 "애덤 마이더 추기경이 최근 디트로이트 지역 성당에 서한을 보내 신자들에게 신앙을 유지할 것을 권장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더 추기경은 지난 주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 등 지역 종교 지도자 11명과 함께 빅3의 구제금융 요청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예배 다음날인 8일 의회는 빅3에 15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는 법안을 백악관에 이송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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