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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11일 네 마녀 온다… 심술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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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11일 네 마녀 온다… 심술은 없을 듯

입력
2008.12.1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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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녀가 심술 부리지 않고 조용히 물러갈까.

올해 마지막 '쿼드러플위칭데이(네 마녀의 날)'이 11일로 다가왔다. 증시 체력이 약해지면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 동안 사뒀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우려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 전문가들은 매수 차익 잔고 규모가 크지 않고 배당을 노린 매수가 매물을 감당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면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쿼드러플위칭데이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날. 주가가 요동 친다는 뜻에서 '마녀가 춤추는 날'로 불린다.

시장에서 선물(파생) 가격이 비싸고 현물 가격이 싸면 기관들은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매라는 형태로 매수차익 거래에 나선다. 보통 만기 일 전에는 증시(현물시장)에서 주가를 띄우기도 한다. 그러나 만기가 오면 차익거래로 갖고 있는 선물과 현물을 모두 팔거나(청산) 다음 만기로 이월(롤오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사들였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보통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10% 정도가 프로그램 매매로 거래된다면 만기일에는 그 비율이 3배까지 오르기도 한다. 주식 매물이 갑자기 몰리면 주가는 기업 실적이나 경제 여건, 금융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그 자체 만으로도 추락하기도 한다.

시장에 처음으로 네 마녀가 함께 왔던 지난 6월 12일과 9월 11일에는 시장에 큰 충격이 없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역시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매수차익 잔고의 수준이 낮다. 8일 기준으로 매수차익잔고는 7조1,536억원. 지난 주말 3,000억원이 늘어나 7조원 대를 넘어섰지만 9조원을 웃돌았던 9월 만기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기에 실질적으로 청산 가능한 매수 차익 잔고는 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강송철 대우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매수차익잔고 대부분이 청산되면서 이번 만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물량은 11월 이후 들어온 것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신규 설정도 주춤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현물 주식을 사고 파는 ETF 특성을 감안하면 만기에 차익 물량이 쏟아질 수 있고 이 경우 시장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동시 만기일에 사상 최대 규모의 ETF 차익 물량이 청산된 이후 새로 설정된 EFT 규모가 크지 않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현물 주식을 '팔자'가 아닌 '사자' 분위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경우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 가격이 이번에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에 비해 가격이 높다"며 "차익 거래를 하는 투자자로서는 굳이 12월 만기에 선물, 현물을 청산하지 않고 3월 만기일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말 배당을 앞두고 현재 매수차익잔고가 청산 대신 이월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배당 규모는 줄었지만 주가 급락으로 배당 수익률이 올라 투자 환경은 도리여 좋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결산법인 배당 투자가 아직 유효해 기존 매수 차익 잔고의 롤오버 가능성이 크다"며 "만기에 프로그램 충격은 크지 않고 오히려 만기 이후 배당을 노린 현물 매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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