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은 주식이 아니라 채권에 투자했다?'
얼마 전 미국 금융위기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을 때, 버핏이 GE와 골드만삭스 주식에 투자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언뜻 앞뒤가 안 맞는 얘기 같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간다.
버핏은 두 회사의 보통주 대신 영구우선주를 매입했다. 이 영구우선주는 매년 10%의 배당을 주는 조건이다. 여유자금이 풍부하고 단기간 주가 움직임에 민감할 필요가 없는 버핏이 이런 조건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배당은 기본으로 깔고 주가 상승까지 노린 투자 전략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투자 얘기가 많이 나온다. 특히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 배당투자는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하지만 12월 배당투자에 앞서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과거 배당지표를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온 기업이라 할지라도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는 배당가능 이익이 어느 정도 발생했더라도 경기침체에 대비해 예년에 비해 배당을 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버핏이 매수한 영구우선주처럼 10%의 정해진 배당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는 버핏에게만 주어진 특별혜택으로 먼 나라 이야기다.
둘째, 자본손실에 대한 우려를 빼놓지 말아야 한다. 올해 높은 배당이 기대되는 기업의 주가는 이미 연말 이전에 미리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배당을 받고 주식을 매도할 생각을 가진 투자자라면 자칫 배당락 이후 주가하락으로 인한 자본손실이 더 클 수도 있다. 냉철히 따져 배당소득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15.4%)와 배당락으로 떨어지는 주가를 생각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배당소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렇다면 배당투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하나는 기업의 장기성장을 노린 버핏식 배당투자, 다른 하나는 배당주펀드를 이용한 간접투자다. 배당주펀드는 고배당주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라 종목선택과 분산투자 문제를 해결해 준다. 적립식 또는 소액투자에 유용하다.
버핏식 배당투자는 배당주 매수를 단기간의 배당수익률보다는 기업의 장기전망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사실 배당주도 장기투자하면 혜택이 있다. 배당소득세를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거액 투자자들의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1년 이상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배당주에 투자하기도 한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3,000만원 이하 1년 이상 보유 시 배당소득이 비과세 된다. 기업마다 3,000만원 이하이므로 얼마든지 분산투자로 투자금액을 높일 수 있다. 배당투자를 노린다 하더라도 단기간의 배당투자는 실익이 거의 없다. 최근 배당성향을 향후 기업 자금사정이나 실적을 전망하는 보조자료로 참고하고,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
김상문 삼성증권 PB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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