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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다 함께 훈훈한 겨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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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다 함께 훈훈한 겨울을

입력
2008.12.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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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여느 겨울과 마찬가지로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구세군의 청아한 종소리가 넘쳐 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수출과 내수 부진 등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들도 우울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심각한 국내·외의 경제 위기에다 남북 관계 악화, 우왕좌왕하는 정부정책, 지지부진한 국회 의정활동,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인도 뭄바이 테러사건 등등 암울한 소식들이 난무하고 있다.

사랑과 기쁨 나눠야

이처럼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절일수록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나누고 배려하는 훈훈한 사랑이 절실하다. '어려움과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사랑과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교육적으로도 나눔과 봉사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나눔과 봉사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겸손을 배우게 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학생들도 대학 강의실이나 책을 통해서보다 지역사회의 공부방에 가서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통해서 그러한 것들을 더 많이 배웠다고 한다. 지난 주 경기도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 반가운 소식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또한,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혼란과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편 가르기'와 같은 좌우이념 논쟁이나 진보·보수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의 잘못이나 허물을 너그러이 감싸주어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이나 병약한 사람이나, 우수한 사람이나 열등한 사람이나,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깊어져 가는 불황의 쓰나미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또 고통을 분담하면서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어려울 때일수록 새로운 꿈과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하얗게 쌓인 눈 속에서도 씨앗들은 생명을 잉태한 채 따스한 봄을 준비하고, 두꺼운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들은 서로를 돌보면서 슬기롭게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비록 주변 여건이나 상황이 어렵고 날씨마저도 추운 겨울이지만, 우리들도 꿈과 희망을 갖고 용감하게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한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가난과 배고픔을 참고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자녀들에게 풍요로움을 주고자하는 꿈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자녀들에게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선진 인류국가를 물려주고자 하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지금의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정부는 국민들의 역량을 신장·발전시키기 위한 교육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개인들도 최선을 다해 인내하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지혜와 힘 모으기를

무심한 세월은 소리 없이 흘러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악산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단풍들을 모두 떨어지게 한 차가운 겨울바람도 바위 틈에 우뚝 선 소나무의 푸른 잎은 그냥 스치며 지나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게 남아있음을 안다'고 하신 공자님의 말씀이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 계절이다. 비록 주변 여건이나 상황이 암울하고 매우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우리는 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어느 해보다도 훈훈한 겨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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