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8일 '새해 예산안 12일 처리'를 진통 끝에 문서합의 대신, 구두합의로 갈음했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은 9일 처리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민주노동당은 "12일 처리 합의는 야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예산안의 12일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최종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각당이 수용키로 한 만큼 굳이 합의문 작성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예산안 12일 합의처리는 대국민 약속이므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원혜영, 선진창조모임 권선택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이를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도 "12일 예산안 합의처리는 이미 유효한 정치적 약속"이라며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양당이 구두합의로 상황을 일단락하려 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커서가 아니다. '한나라당 2중대' 발언에 대한 선진당의 반발, 민노당의 회담장 기습시위 등으로 인해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회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진당이 또 다시 발끈했다. 권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와의 전화통화 사실을 부인한 뒤 "신뢰할 수 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선영 대변인도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라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9일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물론 선진당의 반발은 민주당에 대한 항의 표시인 데다 9일 처리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예산안 처리 시점은 12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노당의 반발 역시 정치적 입장 표명의 성격이 짙어 큰 변수가 되긴 어렵다. 다만 12일 처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민주당이 상황 변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처리시한이 늦춰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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