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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집단휴가… 멈춰서는 공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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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집단휴가… 멈춰서는 공장들

입력
2008.12.0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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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서는 공장이 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연말을 앞두고 재고를 떨어내기 위한 감산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설비투자마저 줄어들고 있어 자칫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마저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천안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14개 가운데 3~4개 생산라인이 중단되고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더 많은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이 검토되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1996년 천안공장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삼성SDI 울산공장도 2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주력 생산품인 PDP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 1,000여명이 집단휴가에 들어가며 PDP 생산이 전면 중단된다. 삼성SDI 울산공장이 집단휴가에 들어가는 것은 이 공장이 설립된 1970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계면활성제 및 도료 첨가제 등의 화학제품을 만드는 미원상사도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반월공장과 전주공장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생산 중단 금액은 1,353억원 규모이며, 이는 생산액 대비 66.5%에 해당한다. 회사 관계자는 "25일부터 두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내년 1월 5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밀화학 업체인 KPX그린케미칼은 이날부터 특수 플라스틱 원료의 일종인 디메틸카보네이트(DMC)를 생산하는 대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 중단 기간은 내년 1월 19일까지 40여일이나 되며, 생산 중단에 따른 차질액은 522억원에 이른다. 이 공장은 올해 2월 문을 열었다.

GS칼텍스도 총 3조원을 투자해 2010년 말 완공 목표로 여수공장에 건설하고 있는 제3중질유 공장 중 유동식접촉분해시설(FCC) 공장 건설을 당분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CC는 주로 저가의 벙커C유를 재분해해 고가의 휘발유를 뽑아내는 고도화 설비로, 업계에선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휘발유 가격이 원유보다 더 싼 역마진 현상이 이어지며 굳이 FCC 건설을 서두를 이유가 사라졌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휘발유가 원유보다 더 싸진 이유는 중국이 휘발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돌아선 탓이 크다. GS칼텍스 입장에선 FCC 건설을 미룰 경우 약 4,500억원의 자금 여유가 생기게 된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대기업 현장 가운데 경기 침체 일부 공장 건설이 중단된 경우는 처음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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