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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말과 사람' 이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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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말과 사람' 이명원

입력
2008.12.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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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 조정래, 문학평론가 백낙청,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철학자 김상봉,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지성의 태(胎)와 그것이 발현되는 맥은 서로 사뭇 다르지만, 이들은 파장이 있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한국의 지식인들이다. 문학평론가 이명원(38)씨가 이 여섯 사람을 꼭짓점 삼아 2008년 한국 지성계를 하나의 도형으로 그렸다. <말과 사람> (이매진 발행)이라는 제목의 이 도형은, 이씨와 이들 지식인들이 나눈 묵직한 대화로 변을 이루고 있다.

"좌와 우를 떠나 지성계, 그리고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지식인의 죽음'이 상식이 된 반면 '대중지성'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잖아요. 지식인이 의제 설정과 확산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앞으로도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심각한 의문에서죠. 그런데 인터뷰가 진행된 2007년이 대선 정국이라, 지식인들이 정치적으로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한쪽으로 치우치고 말았어요. 결국 찌그러진 도형이 되고 말았죠."

지식인 사회의 도상화 작업을 통해 이씨가 그리려 한 것은 미래형 지식인의 모습이다. 그는 '친체제'와 '반체제'로 양분되는 근대적 지성의 틀을 넘어서는 비판정신을 미래형 지식인의 특징으로 파악했다. 인터뷰 대상으로 선택한 여섯 명도, 비록 근대적 지식인의 범주에 들지만, 그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는 좌우 갈등도 체제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강합니다. 권력을 민주화세력이 잡느냐, 보수세력이 잡느냐 하는 체제중심적 사고가 지식인들에게 뿌리내려 있어요. 하지만 대중의 삶은 이미 그런 체제와 무관합니다. 시민주권, 생태문제, 경제위기 등에 있어서 고전적 지식인의 발언보다 온라인 논객의 논리에 열광하는 것이 그 증거죠."

이씨는 여섯 번의 인터뷰를 통해 '비체제'적 지식인의 윤곽을 그려간다. 이씨는 그 모습을 "근대적 지식인의 출현 이전에 고전적 양태로 그 자신의 존재 의미를 선보였던 '시인'에 가까운 존재"라고 추측한다. 초월적인 비전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삶에 뿌리박는 일상의 위대함을 아는 존재. "그런 사람들에게 지식인이라는 낡은 칭호 대신 어떤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사진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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