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열린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박재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게 호통을 쳤다. 박 수석이 주도해 만든 지방균형발전대책 내용이 불씨가 됐다.
박 수석은 8일 정부의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련 보고서를 7일 당정에 공개했다. 보고서를 훑어 본 홍 원내대표는 “새로운 내용이 어디 있느냐”고 꼬집었고, 박 수석은 “다 새로운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홍 원대대표는 “그간 시 ㆍ도지사들과의 간담회 결과나 당의 요구 중 어떤 게 반영됐다는 것이냐”면서 “발표를 연기하고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박 수석이 “이미 두 번이나 연기했고 대통령과 일정도 상의했다”고 난색을 표하자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 박 수석이 국회 운영까지 다 해 보라”고 호통을 쳤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각각 “홍 원내대표 지적에 일리가 있다” “보고서 형식에 문제가 있다”며 홍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강 장관은 “대통령에게 잘 말하면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한층 부드러워진 톤으로 “실컷 일 하고도 욕 먹는 일이 없도록 홍보를 잘 하라는 게 대통령 뜻 아니냐”고 했다.
결국 박 수석은 “그렇게 해 보겠다”고 물러섰다. 이후 몇 시간 뒤 박 수석은 조윤선 당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발표를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