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들이 내몰리고 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선수 453명 가운데 386세대는 모두 13명. 이 가운데 3명이 옷을 벗었고, 1명은 구조조정 후 재취업을 했다. 또 한 명은 명예퇴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도 전성기에 못 미치는 기량 탓에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한양대 88학번인 정민태(38)는 올해 히어로즈를 떠나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재기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었다. 정민태는 은퇴 후 히어로즈 투수코치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두산 장원진(39)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사실상 코치수업을 받았다. 올해도 장원진은 KBO에 선수 등록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1군 보조 타격코치였다. 장원진은 인하대 88학번이다.
롯데-삼성-KIA-LG를 거쳐 다시 롯데로 돌아온 마해영(38)은 전반기 이후 자취를 감추더니 시즌 후 유니폼을 벗었다. 마해영은 대만리그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장원진과 함께 17년 동안 두산 유니폼만 입었던 안경현(38ㆍSK)은 해고통보를 받았다. 안경현은 다행히 재취업에 성공, 내년 시즌까지는 연명할 수 있게 됐다.
'386세대의 아이콘' 이종범(38ㆍKIA)도 올 겨울이 유난히 춥다. 구단의 '은퇴 후 코치 연수' 또는 '플레잉 코치 1년' 제안에 이종범은 "조건 없이 선수로 더 뛰고 싶다"고 맞서고 있다. 구단과 이종범은 조만간 다시 만나 결론을 내기로 했다. 결과를 떠나 '천하의 이종범'이 참 초라하게 됐다.
386세대의 맏형인 송진우(42)도 가시방석이다. 내년에 선발투수로 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내년엔 베테랑이라고 해서 선발을 보장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실패한 삼성 양준혁(39)도 여러 번 스타일을 구겼다.
반면 히어로즈 전준호(39)는 올해 제3의 전성기를 누렸다. 전준호는 110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에 16도루를 기록했다. 전준호는 양준혁에 이어 프로 두 번째로 개인 2,000안타를 돌파했고, 최초로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올해 386세대들 가운데 단연 '군계일학'이 전준호였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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