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한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오늘부터 베이징에서 열린다. 비핵화 2단계, 핵 불능화 조치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 원칙을 문서로 합의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검증의 핵심인 영변 핵 시설 시료 채취를 북한이 거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비핵화 2단계의 최대 고비를 넘어서려면, 관련당사국이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북한의 자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북한은 10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시료 채취를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핵화 2단계가 아닌 3단계, 핵 포기 단계에 적용할 검증 방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4~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힐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회동에서도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은 비핵화 2단계 마무리를 무작정 지연시키려는 목적보다는 3단계의 북ㆍ미 관계정상화 논의에서 협상 무기로 활용하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시료 채취를 의정서에 명문화하는 것을 회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료 채취를 위한 다른 방법을 찾거나 검증 절차를 여럿으로 나누는 등의 타협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북한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런대로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타협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에서는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에는 완곡하나마 협상 의지를 내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의도를 잘 헤아려 일단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내딛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비핵화 2단계, 핵 불능화와 대북 중유지원은 10월까지 마무리하기로 돼 있었다. 이게 지금껏 지연된 것은 북한의 완고한 자세 때문이지만, 대북 중유지원도 일본이 납치문제를 이유로 동참하지 않아 다른 지원국을 찾고 있는 형편이다. 마냥 북한을 성토한다고 해서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다. 한반도 비핵화는 애초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이룰 수 있는 목표이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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