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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39조 2항' 사진전/ 군사문화에 잠식된 일상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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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39조 2항' 사진전/ 군사문화에 잠식된 일상 들여다보기

입력
2008.12.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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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저 멀리, 휴전선 근처나 다른 나라에만 있는걸까. 전쟁과 군사문화의 이미지는 자본주의와 결합해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39조2항' 전은 그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낸다.

전시 제목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39조2항을 가리킨다. 그 조항은 국방의 의무를 명시한 39조1항에 대한 보상 규정이다. 헌법에 명시된 이 한 줄의 문장이 과연 개인의 불이익을 막아주고 있느냐는 의문이 이 전시의 출발점이다.

노순택씨의 '좋은, 살인'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에어쇼를 찾아갔다. 방산업체들의 최첨단무기 판촉장인 이곳에서 사람들은 여가를 즐긴다. 가족들은 탱크 사이에 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고, 아빠는 자신에게 총을 겨눈 아이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좋은, 살인'이라는 주제는 "F15K 너는 참 좋은 기계인데 살인기계로 보여 심란하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공사생도가 퇴교당한 일로부터 빌려왔다.

전재홍씨의 작품들은 일제시대 지어진 건축물들을 찍은 흑백사진이다. "10년간 기교보다 정공법으로 또박또박 찍었다"는 작가는 건축물의 정면을 또렷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제는 주민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소록도의 신사, 일본에서 기생을 데려다 영업했던 유흥시설에서 화교학교가 되었다가 이제는 화재로 사라진 전북 군산의 유곽, 전남 목포의 동양척식회사 등이 식민지배의 기억을 되살린다.

김규식씨는 무기를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인 프라모델을 확대해 찍었다. 흑백으로 확대된 부품의 모습들이 보여주는 조형적 아름다움이 무기가 실제 갖고 있는 잔혹성을 잊어버리게 만들 듯, 무기놀이도 아무런 저항없이 아이들 속에 들어와 있음을 말하고 있다.

백승우씨의 '유토피아'는 재구성한 북한을 보여준다. 도쿄의 서점에서 발견한 북한 홍보책자에서 통제되고 조작된 북한을 읽은 작가는 건물을 재배치하고 합성하는 등 북한의 이미지를 변형하고 조작했다.

이용훈씨의 '파라다이스'는 심각한 주제 안에서 웃음을 던진다. 예비군 훈련장에 접이식 카메라를 숨기고 들어가 하릴없이 빈둥대는 예비군들의 모습을 찍었다.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한 화면과 군기 빠진 예비군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2월 15일까지. (02)733-8945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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