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드의 인과응보, 보훈부 장관으로 돌아오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7일 차기 보훈부 장관으로 에릭 신세키(66ㆍ사진) 전 미 육군참모총장을 내정하자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이례적인 제목을 달아 소개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전날 미 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 과의 인터뷰에서 “신세키 장군은 미군들이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을 때 그들을 명예롭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할 적임자”라며 신세키 전 총장을 보훈부 장관에 내정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자는 7일 오후 시카고에서 신세키 전 총장을 배석하게 해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언론과의>
AP통신은 “신세키 전 총장이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아시아계 최초의 보훈부 장관이자 미 역대 각료 중 세번째 아시아계 각료가 된다”며 “그가 하와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어서 일본의 진주만 공습 67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7일 발표가 역사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세키 전 총장은 미군이 이라크 전쟁을 개시하기 한달 전인 2003년 2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전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십만명의 미군 병력이 필요하다”고 증언, 15만명이면 충분하다는 도널드 럼스펠드 당시 국방장관과 갈등을 빚은 끝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럼스펠드 장관은 “신세키 장군의 전망은 틀린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그 해 7월 신세키 전 총장의 전역식에 직속상관이면서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수렁에 빠지자 미국의 언론들은 신세키의 저주가 내려졌다고 표현, 그의 정확한 판단과 예측을 높이 샀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미 정부와 국방부를 장악한 매파들은 이라크 사태 개입 명분을 찾느라 미군 병력의 필요 규모를 낮춰 잡기에 급급했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초 이라크에 미군 병력 증파를 결정하면서 신세키 장군의 전망은 결과적으로 이 전쟁에 대한 예언이 됐다”고 평가했다.
1965년 미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8년간 군인의 길을 걸은 그는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올랐다. 베트남전에서 지뢰를 밟아 발을 다친 그는 예비역 군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헤아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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