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지엔 지음ㆍ이지연 옮김/따뜻한손 발행ㆍ484쪽ㆍ1만9,800원
한반도 크기의 50배에 달하는 광활한 국토와 13억이 넘는 인적 자원을 보유한 중국. 그래서 중국에 의해 세계의 질서가 유지되는 '팍스 시니카'가 예견되기도 하고 또는 중국발 경기침체가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세계 정세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국 역사를 바로보는 작업은 세계의 질서를 앞서 파악하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한족(漢族) 중심의 '정통' 왕조를 앞세운 기존 중국사 서술에서 벗어나 소수민족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중국사 <천추흥망> 은 폭넓은 지식을 원하는 독자들의 시선을 끌 만하다. <천추흥망> 은 역사학을 중심으로 철학 지리 문학 법학 등 분야를 망라해 전8권으로 구성한 중국역사 총서로, 제12회 중국도서상을 받은 책이다. 천추흥망> 천추흥망>
8권 중 삼국ㆍ양진ㆍ남북조 시기를 '분열과 통일의 시대'라는 주제로 다룬 첫 권이 번역됐다. 나관중의 '삼국지'로 친숙한 삼국시대부터 중원이 수나라에 의해 다시 통일되기 직전의 혼란 시기인 남북조 시대까지를 다룬다.
푸단대 교수인 저자 궈지엔(郭建)은 같은 봉건사회라 해도 300~400년을 유지한 왕조가 있었는가 하면 고작 10~20년 지속된 왕조도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역사 발전의 총체성과 법칙성을 연구하고자 했다고 서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소수민족 정권의 쇠퇴를 새롭게 해석하는 등 중국역사 서술의 새 기준을 제시한다.
삼국 정립의 세 축, 조조 손권 유비의 지략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도 오랑캐로 비하되던 소수민족 정권에 가해진 핍박의 과정, 그것이 한족에게 부메랑처럼 보복으로 돌아온 시대상을 충분한 사료를 통해 재현함으로써 균형잡힌 역사관을 보여주려 한다.
특히 당시의 사회 풍조를 인물 중심의 에피소드로 서술한 것은 생동감이 넘친다. 혼란기의 사회 상황과 인물들의 관계가 자세히 묘사돼 있어 역사의 교훈은 물론 인간사에 대한 흥미를 붇독우는 것이다. 총서 중 나머지 7권도 조만간 번역ㆍ출간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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