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간담회를 해야 합니까", "대학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올리든 동결하든)결정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과학기술부 대회의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내년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한 대학에 고마움의 뜻을 전하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 등록금 동결에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19개 주요 대학 총장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외국어대 총장 출신인 안 장관의 인사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상을 뒤엎고' 점잖기로 소문난 총장들이 하나 둘씩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러시가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이뤄지는 듯한 양상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교육 수장이 총장들에게 지시하는 성격의 간담회 자체가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이 특히 비판적이었다. 김 총장은 "왜 이런 간담회를 열어야 하느냐"며 "등록금 문제는 수시모집이 끝난 다음에 결정하는 것인데, 벌써부터 하는 것은 시기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등록금 동결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등록금 동결 여부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명 건국대 총장은 "이런 모임은 과거 새마을운동 시대 때를 연상시킨다"는 말로 안 장관을 아프게 했다. 이장무 서울대 총장도 "오늘 모임의 성격 규정을 잘해야 한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오 총장을 거들기도 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과 김인세 부산대 총장은 "등록금 동결 결정은 대학이 자발적으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총장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손실을 보전해줄 것을 교과부에 요구했다. 등록금 동결을 처음 선언했던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정부가 0.6%에 불과한 GDP 대비 고등교육 예산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인 1.1%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며 "고등교육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지원토록 하는 가칭 '고등교육교부금법' 제정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총장들의 요구 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하는 한편, 등록금 동결 및 인하 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을 위한 각종 평가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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