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 주장이 제기된 금성출판사의 한국근ㆍ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한 서울 시내 고교 37곳이 다른 출판사 교과서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2일 한국근ㆍ현대사 교과서 주문 수정 여부에 대한 접수를 마감한 결과 37개 고교가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바꾸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주문 변경을 보고한 학교들이 채택한 교과서는 전부 금성출판사의 것이다.
서울에서 한국근ㆍ현대사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고교는 총 241곳으로 이 가운데 124곳이 내년에 금성 교과서를 교재로 쓸 예정이었으며, 8월 교과서 주문도 끝난 상태였다.
시교육청은 학교들의 회신율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보고 시한을 10일까지 늦추기로 했다. 시교육청 박인규 장학사는 "당초 2일까지 교과서 변경 결과를 보고할 것을 일선 학교에 지시했으나 응답을 해온 학교가 절반 정도 밖에 안되고 이날 보고 시한을 연장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문도 내려왔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달 10일 학교장,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과서 연수'를 실시한 직후 각 학교에 교과서 수정 주문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시교육청이 금성 교과서 변경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자 추가 주문 수정을 끌어내기 위해 마감일을 의도적으로 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고 시한이 연장됨에 따라 금성 교과서 주문을 변경하는 고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근ㆍ현대사 교과서 재선정을 놓고 여전히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고는 역사 교사 4명이 교과서 재선정 불가 방침을 밝혔으나, 지난달 27일 열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과서 변경 안건을 표결 처리했다. 교과목 교사들이 3종의 교과서를 선택해 학운위에 추천하도록 하는 검정도서 선정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H여고는 보고 마감일인 2일에도 학운위를 열어 격론을 벌인 끝에 금성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론 내렸다. 이 학교 교장은 "학부모 위원과 교사들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으나 극한 대립으로 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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