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005억달러까지 떨어져 보유액 2,000억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몰렸다. 지난 반년 여 동안 환율 방어와 외화유동성 공급 등에 600억달러 이상을 쏟아 부은 결과다. 급감세는 일단 멈췄다는 게 외환당국의 설명이지만 당분간 추가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10월말보다 117억4,000만달러 줄어든 2,005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사상 최대였던 10월중 감소폭(274억2,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만에 무려 391억6,000만달러가 급감한 수치다. 올 4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한 외환보유액은 2005년1월(1,997억달러) 이후 3년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감소의 주 원인은 정부와 한은의 외화유동성 공급이었다. 스와프 경쟁입찰과 수출입금융 지원 등으로 142억달러를 풀었다. 10월 공급액(177억달러)을 합치면 두 달 사이 319억달러를 외환보유액에서 빼내 ‘달러 응급주사’로 쓴 셈이다.
보유액은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한은이 밝힌 달러공급 계획액수 가운데 여전히 231억달러가 집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한은은 그러나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됐고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한 달러 도입 등으로 보유액 급감세는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10, 11월 줄어든 보유액의 대부분은 시중은행의 단기외채 상환에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유액이 큰 폭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긴급 상황에서 대외지급수요를 감내하기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어서 대외 신인도 유지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10월 이후 경상 흑자와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확대 등 여건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은 앞으로도 2,0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제기되는 ‘3월 위기설’은 지나친 우려”라며 “여러 정책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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