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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장질환 예방, 정부가 솔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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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장질환 예방, 정부가 솔선을

입력
2008.12.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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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5년 전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매년 건강검진을 열심히 하셨는데, 건강은 정말 장담할 수 없더군요. 그 이후 저도 담배를 끊었고, 술도 덜 마시고 있습니다."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순환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을 많이 찾고 있다.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의사로서 기뻐할 일인데도 실제 진료 현장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10년간 통계청 사망 원인 1위가 뇌혈관질환을 포함해 고혈압성 질환, 동맥경화증, 심장병 등 순환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다. 식생활과 환경변화가 주 원인이다. 그러면 식생활을 바꿀 방법은 없는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국가 정책 방안은 무엇일까?

심장은 사망할 때까지 조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부지런한 장기다. 하루에 자동차를 20m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힘을 쓴다. 사람 주먹 크기이고 무게가 350g이지만 하루 9,000리터의 피를 온 몸에 돌리는 펌프질을 평생 30억 번이나 한다.

따라서 심장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심장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정책 방안을 세우는 일이란 그리 쉽지 않다. 일례로 보건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건강증진사업만 봐도 그렇다.

토ㆍ일요일에는 휴무하기 때문에 담당하는 공무원이 없는 실정이다. 몇몇 보건소와 지자체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주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과 의료진이 상주하는 주말 프로그램을 찾기란 쉽지 않다.

2006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는 분노와 우울, 불안이 장기적으로 심장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정적 정서가 조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심장에게 가장 큰 적이라는 얘기다. 심리적 부담은 1회성에 그치지 않으며, 그 원인을 해결하기도 힘들다. 사회적 환경에 의한 불안감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내년에는 경기 침체가 더 심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넘어 공포감에 사로잡혀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향후 정책 방안이 질병 예방보다 치료 문제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가 펼치는 심장병 예방을 위한 노력이 소홀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을 보인다.

필자는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국민건강강좌도 열고, 관상동맥 스텐트시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관리에 대한 온라인 정보도 만들고,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에 대한 책자도 만드는 등의 의료 현장에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심장 질환 예방에 동참한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일례로 심근경색과 협심증, 뇌졸중의 주 원인은 고지혈증인데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지혈증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직장에서 고지혈증 검사를 하면 심장병 발생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단 한 순간도 쉴 수 없는 심장이 제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의료계,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고혈압 환자의 지속 치료율이 지난해의 경우 15%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심장을 다루는 의사로서 자괴감을 금할 수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고혈압 문제 해결을 위해 필자와 같은 의사는 물론 의료 당국도 당장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때다.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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