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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없는 예수교회' 출간 한완상 前부총리 "한국 개신교의 배타성 역사적 예수 모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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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없는 예수교회' 출간 한완상 前부총리 "한국 개신교의 배타성 역사적 예수 모르기 때문"

입력
2008.12.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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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에는 역사적 예수가 안 계십니다. 이것이 한국 교회 모든 문제의 원인입니다."

개신교 장로인 한완상(72) 전 부총리가 역사적 예수의 상실과 회복이란 관점에서 한국 개신교를 비판한 책 <예수 없는 예수교회> (김영사 발행)를 냈다.

서울대 교수와 통일부총리, 교육부총리,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역임한 한 전 부총리는 모태 신앙으로 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20여년 동안 평신도 교회인 새길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개신교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한 전 부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단독 교회와 장로교회, 감리교회가 있는 한국 개신교에 대한 세상의 부정적 평가는 가슴이 아프지만 상당부분 일리 있는 비판"이라면서 그것은 한국 교회에 '갈릴리의 예수, 나사렛의 예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예배에서 암송하는 사도신경을 보면 동정녀의 몸에서 탄생했다는 것과 빌라도에 의해 십자가에 처형당했다는 사실 외에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예수가 3년의 공생활 동안 가난하고 절망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하나님나라 운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한 전 부총리는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된 후 '하나의 제국, 하나의 교회, 하나의 그리스도'를 표방했고 이것이 고착돼 교리화된 그리스도만 있게 된 것이 역사적 예수 부재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특히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는 개신교의 배타성 역시 역사적 예수에 대한 무지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예수가 자신을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라고 했는데, 이는 예수 자신을 숭배하란 뜻이 아니라 자신을 밟고 진리로 향해 가라는 뜻으로 새겨야 합니다. 기독교만이 진리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예수의 뜻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는 역사적 예수가 말한 '하나님 나라'는 구름 위에 있는 나라가 아니며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억울하고 차별받는 이가 없는, 사랑을 통해 공의의 새 질서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예수의 프로그램은 여자, 세리, 창녀, 죄인 등 차별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열린 밥상공동체'와 예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무상의 치료' 등 두 가지였습니다. 예수의 프로그램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가 일용할 양식, 빚 탕감 등을 언급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예수가 말한 구원은 역사 속에서 총체적인 건강성의 회복을 뜻하는 것이었으며, 천당 가는 것이 구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예수를 천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부총리는 이어 기독교를 너무 교리적으로 믿으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에서 드러냈던 '승리주의'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오른뺨을 치면 왼뺨을 내밀라고 한 예수의 가르침은 제도교회에는 불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는 이기라고 하지 않고 지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같은 가르침을 따르기가 너무 힘들어 저는 이 책을 썼습니다. 한국 교회는 멋지게 질 수 있어야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통일부총리로 있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도 장로이고 저도 장로이고,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14배나 되는데 이제는 대북관계도 예수처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건의했던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대신하겠다"며 "현 대통령도 장로가 아니냐"고 답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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