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치고 들어가다 골밑슛을 넣고, 여의치 않으면 외곽으로 빼 동료들의 3점슛을 도왔다. 어찌 보면 무척 단순한 패턴. 하지만 상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등을 지고 골밑으로 향하다 일순간 돌아서는 동작은 전광석화 같았고, 구석구석 포진한 동료들을 보는 눈은 고감도 레이더가 따로 없었다.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팀 덩컨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해서 붙은 별명은 '함덩컨'. '함덩컨' 함지훈(24ㆍ울산 모비스)이 애칭에 걸맞은 알토란 활약으로 모비스를 단독 선두에 올려놓았다. 2년차 포워드 함지훈은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시즌 KT&G전에서 2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2쿼터와 3쿼터 각각 10분씩만 뛰고 올린 성적이라 더욱 눈부셨다. 야투 성공률은 100%(7개 시도)였고, 자유투도 백발백중(6개 시도)이었다. 용병 2명이 모두 뛸 수 있는 1쿼터와 4쿼터에는 코트를 양보했지만, 단 20분의 출전 시간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함지훈의 차지였다.
시종일관 KT&G를 몰아붙인 모비스는 98-91로 승리, 5연승 휘파람을 불며 단독 1위(10승4패) 자리를 점령했다. 반면 지난달 14일 첫 번째 맞대결에서 14점차로 무릎을 꿇었던 KT&G는 또다시 패배를 떠안으며 공동 선두에서 3위(9승5패)로 내려앉았다.
함지훈의 '원맨쇼'는 3쿼터에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 3쿼터에서만 12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쏟아 부었다. 7분20초께 유연한 동작으로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팀에 9점차 리드를 안긴 함지훈은 종료 2분여 전부터 연속 8점을 몰아쳤다.
자유투 2개를 깔끔하게 적중시키더니 레이업슛과 골밑슛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3쿼터가 끝난 뒤 점수는 이미 75-61. 4쿼터에서도 김효범(17점), 브라이언 던스톤(18점)의 득점포를 앞세운 모비스는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SK가 전자랜드를 83-67로 꺾고 공동 9위(4승10패)로 올라서 KTF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8위 전자랜드는 3연패 수렁에 빠지며 9패(5승)째를 떠안았다.
안양=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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