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유인형(40ㆍ교사)씨는 지난 주말을 온전히 사진 찾는 일에 바쳤다. 집안의 필름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로 대체된 이후, 가족 나들이 사진을 찍긴 해도 인화를 하지않아 컴퓨터에서 잠자고 있는 사진만 1,000여장. 유씨는 "가족의 소중한 시간들을 되새기는 데는 오히려 필름카메라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사진파일들을 모아서 포토북을 만들어 크리스마스에 가족선물로 나눠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경기에 가족사랑을 담은 포토북 시장이 뜨고 있다. 2000년대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된 후 동네 사진관을 대신한 것은 디지털 인화 시장. 메모리 칩 속의 사진을 출력하는 디지털 인화시장은 최근 다시 '포토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포토북은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사진을 활용해 만드는 사진책을 말한다. 업체마다 50~70여개의 다양한 디자인을 제공, 사진과 가족에게 주는 글만 얹히면 누구나 쉽게 사진책을 만들 수 있는 게 장점. 여행을 다녀온 후 사진과 사진에 얽힌 사연을 함께 담으면 여행에세이, 아이의 나이에 따라 사진을 담아 꾸미면 성장일기가 만들어진다.
최근 2~3년전부터 형성된 포토북 시장이 매년 10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다. 업계는 전체 디지털 사진인화시장의 매출을 총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포토북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8%에서 내년 약 2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활용도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소량인쇄가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이다. 필름을 일일이 제작해야 하는 기존의 옵셋인쇄의 경우 책 출판시 최소 주문수량이 500권 정도로 정해져 있지만 디지털 인쇄는 프린터로 출력만 하면 되기 때문에 1권도 출판 가능하다. 보통 100페이지 내외 포토북 가격은 배송료를 합쳐 대개 권당 3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사진책 사이트 '스탑북' (www.stopbook.com)을 운영하는 ㈜한국학술정보의 채종준 사장은 "앨범이 단순히 사진관리 용도라면 사진책은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책 한권을 만들어 간직할 수 있고 또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책 사이트로는 스탑북을 비롯 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스코피' (www.skopi.com), LG데이콤에서 운영하는 '아이모리' (www.imory.co.kr)가 있다. 카메라 전문기업에서도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림푸스의 미오디오 (www.miodio.co.kr)'는 특허 출원한 접착제와 압축 제본기술로 만들어져 외관이 슬림하고 견고하다. 특히, 'DIY 맞춤제작 표지'로 표지를 직접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다.
이밖에 '스냅스' (www.snaps.co.kr)나 '포토몬' (www.photomon.com) 같은 사진인화업체에서도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진파일을 가지고 와서 편집해 포토북을 만들면서 커피도 마실 수 있는 포토카페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국 HP는 서울 신촌과 동대문 등 4곳에 HP 포토카페를 운영중이다. 디카나 메모리 등에 사진을 담아가면 이미지를 편집해 사진을 인화하거나 포토북을 만들 수 있다. 한국코닥도 명동 시너스 영화관 내에 '포토카페 피티&코닥'을 열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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