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표된 버락 오바마 미국 차기 행정부 외교ㆍ안보팀 인선은 포용과 화합, 경륜과 능력을 우선한 초당적 실용 인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본보기 같다. 후보 경선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기용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시켰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임스 존스 전 나토 사령관은 백악관과 내각의 이질적 요소를 조정, 중재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변화 추구라는 대선 구호에 얽매이지 않고 경륜과 안정을 택한 오바마의 실용주의적 현실감이 돋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팀에 부여된 최대 과제는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로 손상된 미국의 외교 복원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외교안보 팀 인선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도덕적 모범 등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과 함께 일방통행식이 아닌 협력외교를 강조했다. 전 세계에 걸쳐 동맹관계를 재구축하고 강화함으로써 도전과제와 부담을 미국 혼자 떠맡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은 협력외교에 대한 그의 의지를 잘 드러낸다.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도 인사말을 통해 "미국의 안보와 가치, 이익은 힘만으로 지켜낼 수 없으며, 미 국민의 노력만으로 지켜낼 수 없다"면서 똑같은 인식을 피력했다. 개성과 신념이 판이한 스타 진용의 조화와 조정이 앞으로 문제이겠지만 미국이 국제사회의 원성을 샀던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의 이해를 아우르는 공조와 협력의 외교를 지향할 것이라는 데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이런 외교안보라인의 면면으로 미뤄 한미관계에 특별한 긴장이나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한 북미관계 전개가 우리 정부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오바마 정부의 정책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오바마-바이든 플랜은 북핵 해결을 위한 터프하고 직접적인 접근을 천명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북핵 불용을 거듭 강조했지만 북한의 호응에 따라 북미관계 급진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막연하게 한미동맹관계에만 기대려 할 게 아니라 냉정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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