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9월 27.7%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0월 8.5%로 주저 앉은 데 이어 지난달엔 아예 마이너스 18.3%까지 추락했다.
내수 경기의 지표가 되는 국내 자동차 판매도 쌍용차가 59.2%나 감소하는 등 5개사 중 4개사가 지난달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그것도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며 경기 침체의 내리막 골이 깊어만 가고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8.3%나 감소한 292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러한 감소율은 2001년 12월(20.4%) 이후 7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다만 수입도 14.6% 급감한 289억6,000만달러를 기록, 월간 무역수지는 2억9,7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2억1,000만달러의 흑자 폭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133억달러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수지는 1997년 8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지 11년만에 다시 세자릿수의 적자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11월 수출입 동향을 품목별로 보면 선박(35%)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은 55%나 줄었고 가전(-51%) 반도체(-44%) 석유화학(-37%) 자동차 부품(-31%) 무선통신기기(-26%) 석유제품(-19%) 등도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봐도 중동(30.6%)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27.8%나 급감했고 아세안(-16.2%) 일본(-13.5%) 유럽연합(-12.5%) 등으로의 수출도 크게 감소했다.
내수도 어렵다. 지난달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추락했고, GM대우차와 현대차, 르노삼성차도 각각 56.9%, 34.4%, 20.7% 감소했다. 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이 유일하게 3.7% 증가세를 기록한 것도 따져보면 경차 모닝(7,596대)이 국내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오른 덕분이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가 빠르게 동반 침체되며 경제 성장률이 4분기엔 ‘0’(제로), 내년 상반기엔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내놓은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0.2%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 봤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선진국 경기와 동행하는 우리 수출의 특성상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그나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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