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이웃은 온정이 그립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은 도움이 아쉽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어제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고, 거리에는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번 캠페인의 슬로건으로 '나눔-세상을 바꾸는 힘!'을 내걸었다. 경제난으로 힘들고 팍팍한 삶이지만 나눔이 있기에 그 삶은 희망을 갖게 되고, 그 희망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겨울 공동모금회도, 자선냄비도 목표액을 오히려 넘겼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은 공동모금회지만 올해는 유난히 어렵다. 불황이 이어진 9~11월 3개월 동안의 모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공동모금회의 이번 캠페인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00억원 정도 많은 2,085억원. 매년 10% 이상 모금액을 늘려왔으나 처음으로 5% 수준으로 줄여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 사회복지시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후원자들의 발길이나 후원물품 답지가 3분의 1까지 줄어든 곳도 많다.
이런 가운데 사회 곳곳에서 조그만 나눔을 모아 큰 희망을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융기관이 고객의 카드 포인트를 기부 받아 적립한 성금이 지난해보다 10배나 증가했고, 100원 이상 인터넷 기부나 휴대폰을 이용한 소액 기부도 일상화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50원짜리 연하우표로 성금에 보태고 있다. 공동모금회도 1인 당 1,004원짜리 '행복주주'를 모집하고, 톨게이트에서 잔돈을 모으는 '동전 하나 사랑 더하기'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다. 지하철과 공공장소에 설치한 '사랑의 열매' 모금함도 작은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사랑과 나눔의 크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사회의 넓이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 동안 구세군 냄비에 전국에서 담긴 성금이 매일 1억원을 넘는다는 것만으로도 참여의 위력을 실감한다. 스스로 힘겹고 주변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단결하여 나눔을 실천해 왔다. 관심과 정성으로 사랑의 온도계를 높이고, 빨간 냄비를 데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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