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여야 중진 의원들이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혁 성향의 초ㆍ재선 의원들이 국회를 장기간 주도하면서 생겨난 불안감에 대한 반작용이다. 사실 초ㆍ재선이 주도하면서 여권은 계파 대립으로, 야권은 무력한 존재감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진 의원들의 정치적 경륜과 전문성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동안 당 운영에서 소외됐던 불만을 표출하고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한나라당 3선 의원 17명은 1일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와 청와대, 당 지도부에 대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송광호 의원은 예산안 및 부수법안 처리와 관련, "야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면 차선책으로라도 이번 국회에 통과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인기 의원도 "만나는 사람마다 여당이 172석인데 야당에 끌려 다니지 말고 국정을 주도하라고 한다"며 '강한 여당'을 주문했다. 반면 원희룡 의원은 "(예산안을) 한 번 일방 처리하면 한 달 이상 냉각기를 갖기 때문에 일방 처리는 전략적으로 옳지 않고, 통합이란 사회적 요구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어려운 상황에서 친박 친이로 구별하는 모습은 안 좋다"(조진형 의원) "의원들이 먼저 신랄한 자아비판을 선행해야 한다"(고흥길 의원) 등의 지적들이 제기됐다. 이들은 모임 이후 "내년도 예산안을 반드시 회기 내 통과시키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민주당 소속 60세 이상 의원 15명이 '민주 시니어' 모임이 만들었다. 정치적 경륜은 초선부터 5선까지 다양하지만 금융ㆍ행정ㆍ교육 등 전문성을 살려 당의 조언자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이들은 1일 정세균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당 활로 모색과 대북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홍재형(3선) 의원은 "민주당이 대북 정책에서 이명박 정부와 북한에 대한 양비론을 지양하고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고, 박상천(5선) 의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시종(재선) 의원은 "당내 주니어와 시니어 의원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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