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1948~1970)의 어머니 이소선(79)씨의 삶을 이씨의 구술을 토대로 기록한 책이 나왔다. 노동운동가 오도엽(39)씨는 2년에 걸쳐 이씨의 구술을 기록, 정리해 1일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후마니타스 발행)를 출간했다. 지겹도록>
기록은 1946년 대구 총파업부터 시작한다. 이듬해 결혼해 아이 셋을 낳고 가난에 쫓겨 상경해서는 아들 전태일에게서 근로기준법을 배우다 1970년 11월 13일 아들의 죽음을 목도했다. 이후 38년 동안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어머니'로 불리면서 180번이나 법을 어기고 3차례나 옥살이를 한 이씨의 생이 332쪽에 걸쳐 그려졌다.
오씨는 "500일 동안 이씨가 지어준 밥을 먹고 말을 들으며 그 삶의 상처를 고스란히 보았다"며 "'노동 운동의 대모' '열사의 어머니' 등 숱한 수식어를 내려놓은 이씨를 만날 수 있었던 흥분의 세월"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 당뇨와 혈압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자리는 부축을 받아 참석하고 있다. 오도엽씨는 "이씨가 하루에 먹는 약은 내가 하루에 먹는 밥과 비슷하다"며 "이씨는 지금 종합병원"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서 살던 이씨는 2년 전 전태일기념사업회로 처소를 옮겼다. 그곳의 작은 방에는 '어머니의 사랑방'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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